[종합] 기안84X네이버웹툰 양측 “‘복학왕’ 장애인 비하 논란, 죄송”

입력 2019-05-10 17: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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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X네이버웹툰 양측 “‘복학왕’ 장애인 비하 논란, 죄송”

웹툰작가 겸 방송인 기안84(본명 김희민)가 장애인 비하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기안84와 네이버웹툰이 공식 사과했다.

기안84는 네이버웹툰을 통해 “이번 원고에 많은 분이 불쾌할 수 있는 표현이 있었던 점에 대해 사과한다. (그동안) 성별·장애·특정직업군 등 캐릭터 묘사에 있어 많은 지적을 받았다. 작품을 재미있게 만들려고 캐릭터를 잘못된 방향으로 과장하게 묘사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 더 신중하겠다. 정말 죄송하다. 다시 한번 사과한다”고 공개 사과했다.

기안84의 인기웹툰 ‘복학왕’을 운영·관리하는 네이버웹툰 측 역시 동아닷컴에 “문제가 된 장면은 이미 수정됐다. 연재 직후 해당 장면에 문제가 있음을 파악하고 수정한 것”이라면서도 “이번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 당사와 작가 기안84가 꾸준히 문제가 될 수 있는 장면을 유의해 검수하고 있지만, 이번에 이런 문제가 발생해 죄송하다. 앞으로 웹툰 연재에 있어 더욱 신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이날 기안84의 인기웹툰 ‘복학왕’ 속 청각장애인 비하 표현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난 7일 연재된 기안84 웹툰의 장면을 공개하며 “작품에서 청각장애인 캐릭터가 말이 어눌하고 발음도 제대로 못하는 것은 물론 생각하는 부분에서도 발음이 어눌하고 제대로 발음 못하는 것처럼 등장하는 내내 표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재물에서는 아예 청각장애인을 지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사람인 것처럼 희화화 했다”며 “이는 명백한 장애인 차별행위다”고 비판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기안84가 지속적으로 특정 장애에 대해 광고를 통한 차별을 계속해 왔고, 그 차별이 쌓이고 쌓여 이번과 같은 결과물까지 만들어진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기안84는 지금까지 작품을 통해 청각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행위를 지속적으로 해 온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 다음은 기안84 공식사과 전문

안녕하세요. 기안84입니다. 이번 원고에 많은 분들이 불쾌하실 수 있는 표현이 있었던 점에 사과 말씀 드립니다.

성별/장애/특정직업군 등 캐릭터 묘사에 있어 많은 지적을 받았습니다. 작품을 재미있게 만들려고 캐릭터를 잘못된 방향으로 과장하게 묘사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신중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사과 말씀 드립니다. 기안84 드림

● 다음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입장 전문

꽤 인기 있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 중이시고, 그래서 연예기획사까지 따로 있는 인기를 누리시고 있는 기안84님이 현재 네이버에서 연재하고 있는 '복학왕'의 최신편인 248화 세미나1(2019. 5. 7일 연재)에 나오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이미지에 나오는 주시은이라는 캐릭터는 청각장애인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품에서는 이 캐릭터가 말이 어눌하고 발음도 제대로 못하는 것도 물론 생각하는 부분에서도 발음이 어눌하고 제대로 발음 못하는 것처럼 등장하는 내내 표현되고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청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청각장애인 당사자니 말을 제대로 못할 것이다.-을 고취시키고, 청각장애인을 별개의 사람인 것처럼 차별하는 것인데, 이번 연재물에서는 아예 청각장애인을 지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사람인 것처럼 희화화 하고 있습니다.

이는 명백히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의한 법률' 제4조(차별행위)의 4번(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에 대한 제한·배제·분리·거부 등 불리한 대우를 표시·조장하는 광고를 직접 행하거나 그러한 광고를 허용·조장하는 경우. 이 경우 광고는 통상적으로 불리한 대우를 조장하는 광고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행위를 포함한다.)에 해당하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 행위입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작가 기안84님이 지속적으로 특정 장애에 대해 광고를 통한 차별을 계속해 왔고, 그 차별이 쌓이고 쌓여 이번과 같은 결과물까지 만들어진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누군가 공개적인 공간에서 기안84님의 '특징'을 동네방네 얘기하며 희화화한다면 그건 기안84님에겐 부당한 일이고, 상처가 되는 일이기에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기안84님께서도 이런 식으로 청각장애인을 희화화할 정당성은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안84님의 '광고에 의한 차별'로 청각장애인 당사자분들은 깊은 배제와 상처를 받고 있습니다.

기안84님은 지금까지 작품을 통해 청각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행위를 지속적으로 해 온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기안84님의 작품을 연재하고 있는 네이버웹툰에서도 이후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인 행위가 다른 작품에서 재발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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