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금새록 “초등학생도 ‘열혈사제다!’…신기한 경험”

입력 2019-05-1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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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영화 ‘독전’부터 SBS ‘열혈사제’까지, 운이 좋았죠.”

연기자 금새록(27)의 가파른 성장세는 작년부터 시작됐다. 영화 ‘독전’에서 처피 뱅(눈썹 위로 가지런히 자른 머리) 헤어스타일에 거친 욕설을 내뱉는 차수정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다. 덕분에 최근 시청률 22%(닐슨코리아)를 돌파하며 화제 속에 종영한 ‘열혈사제’에도 합류할 수 있었다.

계속된 주목에 들뜰 법도 하지만, “운이 좋았다”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그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배우와 인간 금새록을 나눠서 지켜갈 것”이라고도 한다. 신인답지 않은 ‘곧은 신념’의 소유자인 금새록을 7일 서울시 서대문구 스포츠동아 편집국에서 만났다.

● “‘열혈사제’, 나만 잘하면 되었던 작품”


금새록은 지난달 20일 종영한 ‘열혈사제’에서 서승아 역을 맡았다. 극중 괄괄한 캐릭터만 보다가 나긋한 말투와 수줍은 미소의 그를 보니 ‘같은 사람 맞아?’란 생각이 절로 든다.

모두 서승아의 걸음걸이부터 새로 설정한 금새록의 노력 덕분이었다.

“주체적이고 정의로우며 신념을 굽히지 않는 뚝심이 멋있다. 그래서 많은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져준 것 같다. 처음엔 랩을 하고, 여자 세팍타크로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라는 설정 때문에 톤을 잡기 어려웠다. 하지만 김남길을 비롯한 여러 선배들이 모니터를 함께 해주며 캐릭터를 잡는 데 도움을 주셨다. 덕분에 걸음걸이부터 메이크업까지 서승아의 사소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렇게 정성을 쏟은 ‘열혈사제’는 높은 시청률 속에서 화제를 몰고 다녔다. 그리고 배우들과 제작진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로 포상휴가를 다녀왔다.

금새록은 “무엇보다 지나가던 초등학생들도 ‘열혈사제다!’며 알아봐줘 신기했다”면서 기뻐했다. 그에게 여러 모로 “잊을 수 없는 작품”이었다.

“오디션만 거의 2~3달 동안 봤다. 정말 하고 싶었고, 그만큼 어렵게 합류했다. 그랬기에 중압감도 컸다. 내가 등장하는 2회가 방송되기 10분 전에는 눈물을 흘렸을 정도다. 하지만 결국에는 ‘나만 잘 하면 되겠다’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지금에 와서는 ‘이 악 물고 끝까지 잘 버텼다’며 스스로를 토닥여주고 싶다.”

사진|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 “연기하는 그 순간을 소중하게”

갑자기 ‘빵 떠오른’ 신인 같지만, 그는 2014년 영화 ‘사무라이의 고백’으로 데뷔한 6년차 배우다. 초등학교 시절, 신문에 실린 아역배우 모집 광고를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연기를 향한 꿈을 버린 적 없다는 그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오랜 시간 소속사가 없어 오디션 정보를 알기도 힘들었다. 연기를 할 기회가 없다는 게 슬프고 힘들 때가 있었다. 영화로 데뷔하고 나서도 드라마 오디션은 보는 족족 떨어져 ‘나는 안 되나보다’ 했던 적도 있다.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연기하는 그 모든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게 됐다. 그랬기에 지금까지 연기를 포기하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던 것 같다.”

2015년 개봉한 영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을 찍을 때에는 석 달 동안 대사 하나 없었지만 그저 행복했다고 한다. “대사 한 줄에도 감격해 일기에 적었다”는 그에게 연기란 ‘절실한 꿈’이었다.

“열심히 했다. 그 과정이 담긴 모든 작품들에 애정을 쏟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조금씩 경험을 쌓으니 좋은 기회들을 만났다. 모든 오디션에 떨어져 ‘나와는 드라마가 안 맞나’ 하고 고민할 때 KBS 2TV ‘같이 살래요’에 캐스팅 됐다. 영화 ‘독전’에 나온 나를 보고 ‘열혈사제’의 이명우 PD님이 오디션 기회를 주셨다. 이런 식으로 계속 나아가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더 발을 넓히면서 운 좋게 여기까지 오게 됐다.”

사진|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 “인간 금새록부터 잘 다져놔야”

그는 ‘열혈사제’를 끝내고 짧은 휴식을 가진 후 곧바로 7월 방송 예정인 OCN 드라마 ‘미스터 기간제’에 합류한다. 그야말로 모든 게 ‘술술’ 풀리는 것만 같다.

하지만 그런 금새록에게도 고민은 있다. 바로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바로 서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연기자와 인간 금새록을 분리시키려 애쓴다. 의외로 굉장히 작은 상처에 많이 아파하는 스타일이다.(웃음) 건강한 마음을 가지지 않으면 힘든 상황이 닥쳤을 때 더 쉽게 흔들리고 타격을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내 안의 신념들을 단단하게 다져놔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래야 넘어져도 벌떡 일어나고, 쉬어가더라도 그 안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나만의 색깔을 오래도록 보여주고 싶은 배우”를 꿈꾸기에 그는 스스로를 더 깊이 보살핀다. ‘좋은 인간’만이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확신에서다.

금새록은 “그렇기 때문에 더 행복해지고 싶다”며 웃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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