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종부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초라한 3무4패의 성적으로 한 계단씩 추락하더니 급기야 10위까지 내몰렸다. 팀당 11경기씩 소화한 가운데 두 자릿수 승점을 얻지 못한 건 경남(승점 9)과 11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7), 12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6)가 전부다.
그나마 가장 비중을 높이며 도전한 국제무대에서도 성과는 신통치 않다. 지난해 정규리그 2위로 구단 역사상 처음 진출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16강 진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경남은 22일 조호르FC(말레이시아)와 대회 조별리그 최종전(6차전)을 이기더라도 같은 시각 열릴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산둥 루넝(중국)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경남의 조별리그통과를 위한 ‘경우의 수’는 한 가지다. 무조건 승점 3을 챙긴 뒤 산둥이 가시마를 제압해야 한다. 그러나 산둥은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터라 풀 전력을 구축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경남 입장에서는 실낱 같은 가능성에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
다행히 분위기가 살아났다. 이번에도 보약은 대구였다. 경남은 창원축구센터에서 15일 끝난 대구와 ‘2019 KEB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올겨울 이적시장에서 공들여 영입한 조던 머치(잉글랜드)와 루크 카스타이노스(네덜란드)를 비롯한 주력 상당수가 크고 작은 부상에 신음한 가운데 얻은 소중한 승리였다.
더욱이 대구가 세징야~에드가~김대원~정승원 등 쟁쟁한 공격자원들을 총동원했음에도 경남은 효율적인 ‘선 수비-후 역습’을 통해 대회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다음시즌에도 ACL 출전권을 노리는 경남이 현실적으로 가장 노릴 수 있는 무대는 FA컵이다. 사령탑 김종부 감독이 몸담았던 화성FC와의 대진이 마련된 것은 다소 걱정스럽지만 객관적인 전력상 경남이 한 수 앞선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모처럼 무승 사슬을 끊은 경남은 내친 김에 무대를 달리한 연승을 노리고 있다. 19일 양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릴 포항 스틸러스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12라운드 홈경기다. 물론 쉽지는 않다. 포항은 김기동 감독이 정식 부임한 뒤 최근 3연승을 내달렸다. 어느덧 승점 16을 만들며 7위에 올라 있다.
결국 분위기 싸움이다. 어렵사리 되찾은 상승기류를 맥없이 놓쳐선 곤란하다. 경남 김종부 감독은 “부상자들은 7월 무렵이 돼야 복귀한다. FA컵 8강에 올라 시간을 벌었다”며 밝게 웃었다. 당장의 ACL 16강도 중요하지만 향후 반전을 위해서라도 포항~조호르와의 2연전은 무조건 잡아야 할 경남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