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불펜 마지막 퍼즐’ 엄상백, 변화구의 맛을 깨닫다

입력 2019-05-22 14: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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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엄상백. 스포츠동아DB

구종 연마, 볼 배합, 수싸움. 투수가 타자와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결국 상대를 속이는 것이 최우선이다. 힘대힘으로 붙어 이기기 쉽지 않다면 효율적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엄상백(23·KT 위즈)은 속구에 대한 욕심을 버리며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엄상백은 21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 7-7로 맞선 8회 구원등판했다. 14일 1군 복귀 후 처음으로 승부처에 나섰다. 빗맞은 내야안타와 볼넷 하나를 내줬지만 1이닝을 실점없이 막았다. 최고구속은 복귀 후 가장 빠른 149㎞까지 나왔다. 시즌 초 구속이 140㎞대 초반에 머물며 난타당해 1군 말소됐음을 감안하면 반가운 대목이다. 평균구속도 147㎞까지 나왔다.

그러나 오히려 주목할 것은 투구 패턴이었다. 엄상백은 이날 슬라이더와 커브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카운트를 잡았다. 결정적인 순간 속구만을 고집하던 패턴에서 벗어났다. 경기 후 만난 그는 “나를 상대하는 타자들은 매번 속구만 노려왔다. 내가 불리한 카운트에서 속구를 던지면 타자 입장에서는 알고 치는 수준이었다. 슬라이더나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속구에 대한 욕심을 버리자 타자를 상대하기 한결 수월해졌다. 몸 상태가 올라오면서 자연스레 구속도 상승했다. 타자를 상대할 레퍼토리가 그만큼 다양해진 셈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엄)상백이만 올라와주면 불펜 고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클로저’ 김재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정성곤이 뒷문을 틀어막고 있다. 여기에 주권과 손동현이 필승조 역할을 수행 중이다. 캠프 초반 마무리투수 후보로도 꼽혔던 엄상백이 기대대로 올라와준다면 최상의 시나리오다. 속구 욕심을 버린 엄상백이 반등 준비를 마쳤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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