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소방수 4인 정우람-손승락-함덕주-정찬헌의 동반시련

입력 2019-05-23 1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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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우람-롯데 손승락-두산 함덕주-LG 정찬헌(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마무리 정우람(34)은 2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팀의 승리를 지키는 데 실패했다. 5-4로 앞선 8회말 2사 2루서 등판한 그는 이학주에게 뼈아픈 동점 2루타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 최영진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막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시즌 3번째 블론세이브(BS). 평균자책점(ERA)만 1.96에서 1.83으로 낮췄다.

정우람은 지난해 35세이브로 구원왕을 차지했다. 좌투수로는 1997년 LG 트윈스 이상훈 이후 21년만의 세이브 1위였다. 강력한 스토퍼 정우람을 정점으로 철옹성 불펜을 구축한 덕에 한화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지난해 시즌 전체로 4개뿐이었던 정우람의 BS가 올해는 벌써 3개다. 반면 세이브는 6개에 불과하다. 팀 전력이 불안정해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할 기회가 적은 데다, 그나마도 등판간격이 들쭉날쭉한 까닭에 정우람의 위력이 반감되고 있다.

정우람과 똑같은 사연을 품고 있진 않지만, 롯데 자이언츠 손승락(37)에게도 올해는 ‘최강 마무리’란 수식어를 붙이기가 어렵다. 현역 최다 266세이브를 기록 중인 그는 지금 팀의 최종 소방수가 아니다. 개막 직후부터 이어진 부진 때문에 4월 21일 일찌감치 2군으로 강등됐고, 이달 5일 1군에 복귀한 뒤에는 셋업맨으로 기용되고 있다. 손승락을 대신해 구승민이 마무리를 맡고 있다.

4월까지 12경기에서 1승4세이브, ERA 8.49에 BS 3개를 기록했던 손승락은 5월 7경기에선 1승, ERA 2.35로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탈꼴찌가 걸린 2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선 1이닝 2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피칭 내용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 안타깝게도 손승락을 제외한 롯데의 다른 투수들은 세이브를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손승락의 완벽한 부활이 롯데 불펜을 재건하는 출발점이다.

지난해 정우람과 손승락에 이어 세이브 부문 공동 3위에 올랐던 두산 베어스 함덕주(24), LG 정찬헌(29)도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올 시즌 13세이브(1승3패·2BS·ERA 4.15)를 수확 중인 함덕주는 이달 16일 전격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5월 들어 8경기에서 2패4세이브, ERA 6.75의 부진이 거듭된 탓이다. 2군에서 조정을 거친 함덕주가 다시 정상궤도로 접어들면 두산 마운드의 힘은 한층 강해질 수 있다.

BS 없이 6세이브(1승·ERA 0.96)로 순항하던 정찬헌은 허리 통증 때문에 지난달 2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정찬헌이 빠진 뒤로는 LG 불펜 또한 크게 흔들리고 있다. 불펜 전체의 ERA가 정찬헌의 1군 제외 시점을 기준으로 2.07과 4.48로 크게 대비된다. 건강한 정찬헌이 절실한 LG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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