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적발 후 은퇴, 박한이는 무엇을 잃었나

입력 2019-05-28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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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이.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 구단관계자는 27일 “박한이(40)가 오늘 자녀를 등교시킨 뒤 귀가길에 접촉사고를 냈고,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065%의 면허정지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박한이는 26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이 끝나고 지인과 저녁식사를 하며 술을 마시고 귀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한이는 “음주운전 적발은 어떠한 이유로도 스스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은퇴하기로 했다”며 “징계, 봉사활동 등 어떠한 조치가 있더라도 성실히 이행하겠다. 무엇보다도 저를 아껴주시던 팬분들과 구단에 죄송할 뿐”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구단관계자는 “본인이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했다.

박한이는 올 시즌 개막 후 단 한 번도 1군에서 빠지지 않았다. 팀 내 상징성과 별개로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는 최근의 흐름을 고려하면, 웬만큼 가치를 인정받지 않고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솔선수범하는 자세와 철저한 몸관리로 기량 저하를 최소화한 노력의 결과였다. 26일에는 2-3으로 뒤진 9회말 2사 1·2루에서 끝내기 2루타를 터트리며 최고의 하루를 장식했다.

그러나 한 번의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다. 팀의 전력 손실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외야 자원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던 상황에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공백이 발생한 탓에 김한수 삼성 감독의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지난 주 6경기에서 5승1패를 기록하며 상승세로 돌아선 흐름에도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2001년 입단 후 묵묵히 자기 몫을 해내며 통산 2127경기에서 2174안타를 작성한 레전드의 마지막 행보가 지금과 같을 것으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터다.

19년간 삼성 한 팀에서만 뛴 상징적인 존재로 박수를 받으며 떠날 수 있었다. 영구결번 등의 영광도 누릴 수 있었지만, 한 번의 실수로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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