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남자축구국가대표팀이 호주 전에서 전술 실험을 거듭한 끝에 승리를 거뒀다.
한국축구대표팀은 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호주와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부산에서 15년 만에 치러진 이번 A매치는 일찌감치 매진됐다. 한국은 부산의 5만 3000명의 만원 관중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경기 시작 부분에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투 톱을 이루고 황인범 이재성이 뒤를 받쳤다. 주세종이 중원을 책임지고 측면에 김진수와 김문환이 위치했다. 3백은 권경원, 김영권, 김민재가 맡고 골문은 김승규가 지킨다.
이날 한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시도한 플랜B가 제대로 먹히지 않으면서 전반전 내내 고전하며 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한 채 전반전을 마쳤다. 공격에서는 아쉬움을 많이 남겼지만 3백 시도가 호주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점이 유일한 소득이었다.
후반 들어 한국은 김진수의 롤에 변화를 주면서 3백에 변형을 시도한 전술적 실험을 이어갔다. 후반 들어서도 한국은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후반 13분에는 손흥민이 무스타파 아미니의 거친 태클에 통증을 호소하는 아찔한 상황도 겪었다.
호주는 후반 15분 수원 삼성 팀 내 최다 득점자인 애덤 타가트를 교체 투입하며 골을 노렸다. 아니미의 파울로 얻은 프리킥을 직접 슈팅으로 연결한 손흥민의 슈팅은 수비벽에 가로막혀 골키퍼 정면으로 힘없이 향했다. 이는 경기 시작 63분 만에 나온 한국의 첫 슈팅이었다.
답답한 흐름이 지속되자 한국은 후반 21분 황희찬을 빼고 황의조를 교체 투입했다. 황의조는 투입 즉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한국은 황의조 투입 후 4-3-1-2 형태를 취했다.
공격의 활로가 보이지 않자 한국은 김진수 대신 홍철, 이재성 대신 나상호를 투입하며 공수에 걸쳐 변화를 줬다. 이 교체 카드들이 결과적으로 적중하면서 한국에 승리를 안겼다.
경기 흐름에서는 답답함을 이어갔지만 선제골은 한국의 몫이었다. 한국은 후반 30분 황의조가 측면에서 넘어온 홍철의 크로스를 발바닥으로 감각적으로 터치하며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교체 투입 선수들이 합작한 골이었다.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골을 내준 호주는 스피라노비치와 스미스를 투입하며 수비진에 변화를 줬다. 그러나 기세를 탄 한국은 손흥민이 후반 36분 벼락같은 슈팅을 터트리며 호주 골문을 위협했다.
이후에는 한국이 우세한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더 이상의 추가골은 터지지 않으면서 경기는 한국의 1-0 승리로 끝났다.
전반에 슈팅이 없었던 한국은 후반에는 반대로 호주에게 슈팅을 허용하지 않으며 정반대의 경기 양상을 만들어냈다. 결국 벤투 감독은 전술 실험과 경기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한편, 한국은 이날 승리로 호주와의 상대 전적을 8승 11무 9패로 만들며 차이를 좁혔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