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20 축구대표팀 이광연.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대한민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36년 만의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4강에 다시 오른 감동의 순간. 9일(한국시간) 폴란드의 비엘스코-비아와에서 열린 세네갈과 U-20 월드컵 8강에서 한국은 승부차기 접전 끝에 준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 중심에 ‘슈퍼 골리’ 이광연(20·강원FC)이 있었다. U-20 대표팀은 1, 2번 키커 김정민(20·리퍼링)과 조영욱(20·FC서울)의 연이은 실축으로 불안하게 승부차기를 출발했지만 120분 동안 동물적인 감각을 뽐내며 숱한 선방 쇼를 펼친 그의 존재감은 세네갈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초반 흐름이 중요한 승부차기에서 내리 두 골을 놓치고 승리한 기억은 지구촌을 통틀어도 극히 드물다.
신장 184㎝로 골키퍼로는 결코 큰 체격이 아니지만 이광연의 퍼포먼스는 대회 내내 빛을 발했다. 포르투갈~남아공~아르헨티나와 자웅을 겨룬 조별리그에서 2승 1패를 기록한 동안 한국은 2실점에 머물렀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16강전에서도 무실점으로 묶어 짜릿한 1-0 승리를 일궜다.
세네갈전은 세 골을 허용했으나 중요한 고비에서 온몸을 던져 위기를 차단했다. 특히 후반 29분 이브라히미 니아네의 페널티킥(PK)을 막은 장면은 압권. 비록 이광연이 먼저 상대의 킥 이전에 움직인 것으로 VAR(비디오판독)에서 드러나 주심이 다시 킥을 선언했고 실점을 내줬지만 흔들림은 없었다.
U-20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U-20 대표팀 정정용 감독(50)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주전 수문장을 결정하는 작업이었다. 포지션 경쟁자 최민수(19·함부르크SV), 박지민(19·수원 삼성)의 잠재력과 가능성도 충분했다.
그러나 정 감독의 최종 선택은 천부적인 방어 능력과 반응속도, 빌드업 전개에 두루 능한 이광연이었다. 정정용호가 출범한 2017년부터 그는 꾸준하게 소집됐고,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서 끝난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본선을 기점으로 주전으로 도약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