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과 포크볼…‘롯데 다익손’이 택한 두 가지 변화

입력 2019-06-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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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다익손.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웨이버 공시 후 힘겹게 찾은 새 직장. 브록 다익손(25·롯데 자이언츠)이 KBO리그 생활을 이어가기까진 적잖은 진통이 있었다. 어렵사리 소속팀이 바뀌었다. 새 환경에서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제 본인이 바뀌어야 한다. 그는 변화를 거부하지 않겠다고 각오했다.

롯데는 10일 다익손의 영입을 발표했다. 9일 웨이버 공시한 제이크 톰슨의 대체 선수였다. 다익손은 1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팀에 합류, 불펜피칭을 소화했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바쁜 일상은 그가 바라던 바다. 다익손은 3일 SK 와이번스에서 웨이버 공시됐고 롯데가 웨이버 클레임 마감일에 그를 영입했다. 그 일주일은 유달리 시간이 더디게 갔다는 것이 그의 회상이다. 운동을 하고 캐치볼을 소화해도 불투명한 미래 탓에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다익손은 자신의 SK 시절을 실패로 규정하지 않았다. 11일 인터뷰에서는 거듭 “원하는 대로 잘 던졌고 결과도 좋았다. 그간의 활약을 부정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이닝 소화에 대한 부분도 벤치가 원하는 대로 따랐을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무더위가 시작되기 때문에 루틴을 바꿀 예정이다. 다익손은 “SK 시절에는 등판일 사이에 운동량이 많았다. 미국 시절부터 그랬다. 하지만 이제 여름이다. 더 많은 공을 던지기 위해서는 운동보다 휴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권에 도전하는 SK에게 평균 5.1이닝을 소화하는 다익손은 기대에 못 미쳤다. 이닝 소화 능력이 부족한 투수를 선호할 팀은 없다. 다익손은 “코칭스태프가 요구를 하거나, 내 스스로 부족하다고 판단이 된다면 당연히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 가지 변화는 구종 장착이다. 다익손은 미국 마이너리그 시절 속구(포심)와 커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을 구사했다. 마이너리그 시절 스카우팅리포트를 살펴보면 변화구는 평균 이하의 낙제점을 받았다. 큰 키에서 나오는 타점 높은 속구는 경쟁력이 있지만, 변화구는 그걸 받치지 못했다. 결국 속구와 슬라이더 투 피치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SK 시절 구사율을 살펴봐도 속구(63.2%), 슬라이더(24.5%), 커브(6.8%), 체인지업(3.2%), 커터(1.2%) 순으로, 투 피치였다.

다익손은 남은 1.1%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SK 시절 단 3경기에서만 구사했던 포크볼(1.1%)에서 양상문 감독은 희망을 봤다. 11일 불펜피칭을 지켜본 양 감독은 투구를 마친 뒤 한참 동안 다익손과 대화를 주고받았다. 포크볼의 그립에 대한 것이었다. 다익손은 KBO리그에 와서 처음 포크볼을 연마했고, 실전에서는 거의 던지지 않았다. 양 감독은 “어떤 그립을 던지면 효율적일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다양하게 설명했다”고 귀띔했다.

루틴과 구종 추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다익손에게는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그리고 그 변화가 긍정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롯데가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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