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달 연대기’ 퍼즐 맞추는 재미…김원석을 믿어봐 ①

입력 2019-06-1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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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를 향한 시청자 반응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드라마 주인공 타곤 역의 장동건. 사진제공|tvN

■ 화제의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가 화제만발이다. 인기가 높아서가 아니다. 540억 원의 제작비, 고대를 다룬 판타지, 송중기·장동건 주연에 스타 제작진의 합작까지. 성공을 보장할 법한 ‘조건’에도 반응이 엇갈려 더 화제다. 지금까지 방송한 4회 분량을 샅샅이 살핀 두 기자의 평가도 마찬가지. ‘꿀잼’ 대 ‘노잼’의 의견이 팽팽하다.

역사적 근간에서 벗어나 오직 상상으로 구현한 장대한 세계를 담은 서사는 그 자체로 뭉클하다. 예언은 있지만 꿈은 만나지 못한 신화의 시대, ‘인간이 대자연 피라미드의 정상에 군림하지 못하던 때’가 안방에서 펼쳐진다. ‘아스달 연대기’가 걷는 길이다.

물론 그 ‘길’을 지켜보는 데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방송 사상 첫 도전인 만큼 시작부터 모든 게 완벽하지 않은 건 사실. 극 초반 가상의 시대에 공존한 여러 세계를 동시에 펼친 ‘세계관’ 중심의 서사에 주력한 탓에 진입장벽이 꽤 높은 것도 인정. 여기에 후반작업 시간의 부족이 의심되는 ‘대사 전달의 한계’도 아쉬움을 증폭하는 대목이지만…, 그렇다고 채널까지 돌릴 순 없다. 일단 지켜보다, 그대로 빠져들었다.

일찍이 ‘반지의 제왕’부터 미국드라마 ‘왕좌의 게임’까지 서양 서사로만 익숙히 봐 온 고대 판타지를 동양의 색채로 창조했다는 사실은 ‘아스달 연대기’의 가치를 상징한다. 일부에선 앞선 히트작들과 집요하게 비교하지만 저마다 개성과 미덕은 엄연히 다르다. ‘아스달 연대기’는 자신이 속한 세계를 딛고 새로운 세계를 연 ‘사람들’에 주목한다. 장르, 소재를 뛰어넘어 앞서간 사람의 이야기란 점에서 매력 충전, 호기심 만족이다.

‘아라문 해슬라’ ‘캄모르’ ‘이그트’ 등 처음엔 마구 뒤섞인 큐브처럼 혼재된 힌트들이 회를 거듭하면서 의미를 드러낼 땐 짜릿하기도 하다. 추리력, 해석력을 한껏 자극하는 ‘다차원’ 드라마란 사실에서 ‘엄지 척!’. 기대를 저버릴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연출자 김원석 PD에 있다. 지금껏 메인 연출한 5편의 드라마에서 매번 다른 장르와 이야기를 꺼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연출자 아닌가.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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