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장성우. 스포츠동아DB
KT 위즈는 13일 수원 SK 와이번스전에서 5-1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김민이 7.1이닝 8안타 무4사구 4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전까지 SK 상대 1승9패로 절대 열세였던 KT는 이날 승리로 만회 기회를 잡았다.
김민은 이날 최고구속 148㎞의 투심(37개)을 주무기로 활용했다. 포심(16개)의 두 배 이상 구사율이었다. 포심은 오히려 슬라이더(22개), 체인지업(18개)보다 구사율이 떨어졌다. 포수 장성우는 대개의 경우 포심과 투심 사인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포수가 속구 사인을 내면 투수가 판단해 던지는 방식이다. 김민이 투심 구사율을 높인 것은 박승민 투수코치의 조언 때문이었다. 박 코치는 “구위가 좋은데 피안타율이 높다. 투심을 구사하면 재미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이 13일 스스로 투심의 컨디션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였다.
경기 후 장성우는 “SK 타자들이 타석에서 (구종을) 엄청 물어보더라. 심지어 ‘포크볼인가?’라고 묻기도 하더라. 그만큼 많이 떨어졌다”고 회상했다. 김민 스스로도 놀라며 장성우에게 “투심 사인을 따로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닌가”라고 물어왔다. 이때 장성우는 “내가 다 잡아줄 테니까 걱정 말고 던져”라고 투수를 위로했다. 이날 김민의 투심은 스트라이크 28개, 볼 9개로 완벽한 비율이었다. 장성우의 프레이밍 영향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김민도 “성우 형이 위기 때마다 ‘내 미트만 보고 던지라’고 해서 심리적으로 안정됐다”며 “기사에 꼭 성우 형 얘기를 써달라. 너무 고맙다”고 당부했다.
타석에서도 해결사 역할이었다. 장성우는 1-0으로 앞선 6회 1사 2·3루에서 우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강철 감독도 “나이스 배팅이었다. 네 덕에 이겼다”고 칭찬했다. 장성우는 “이상하게 SK 만나면 경기가 꼬였다. 오늘도 졌으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운이 좋았다”며 “승리에 역할을 했다는 게 기분 좋다”며 웃었다.
KT는 안방의 뎁스가 상대적으로 얇다. 주전 포수 장성우에 대한 의존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는 “감독님께서 안배를 엄청 해주신다. 또 내가 쉬엄쉬엄할 위치도 아니다. 감독님께서 믿고 내보내주시는데, 다치지 않는 이상 나갈 수 있다”고 자부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