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우의 오버타임] 해소되지 않는 순위 양극화…‘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입력 2019-06-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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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반발력을 낮춘 새 공인구가 등장하고, 몸값 상한 100만 달러를 골자로 한 새 외국인선수 계약 규정이 도입되면서 올해 KBO리그에선 과거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 2014년부터 불거진 ‘타고투저’ 현상은 거짓말처럼 종적을 감췄고, 멀쩡히 잘 던지던 외국인투수는 퇴출과 재취업으로 엇갈린 롤러코스터에 강제로 탑승한 채 일주일간 가슴을 졸였다.

이다지도 간단한 해법을 놓고 지난 몇 년간 왜 그 많은 투수들은 타자들의 방망이가 돌 때마다 고개를 숙여야 했는지, ‘용병은 그저 용병일 뿐’이라는 비정한 주제를 놓고 왜 또 한바탕 소모적 논쟁을 벌어야 하는지 조금은 씁쓸하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제도 또는 규정의 변화에 KBO리그는 몹시도 취약하다. 마흔 살 가까운 나이가 무색할 지경이다.

올해 KBO리그의 또 하나 새로운 양상은 팀 순위의 양극화다. 반환점이 눈앞이지만 좀처럼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승률 5할을 기준으로 상위 5개 팀과 하위 5개 팀으로 현격하게 갈린다. 4월부터 일찌감치 고착된 팀 순위의 양극화로 인해 상위권에선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1위 경쟁, 하위권에선 롯데 자이언츠의 끝 모를 추락 정도가 가장 큰 관심사가 됐다.

마치 이질적인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의 순위표를 붙여놓은 듯한 팀 순위의 양극화가 시즌 끝까지 지속된다면 KBO리그의 인기(흥행)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격차 해소가 시급해 보이지만 지금까지는 진전이 없다. 4월 말 기준 5위 키움 히어로즈와 6위 한화 이글스의 간격은 4.5게임차였다. 5월 말에는 5.5게임차로 더 벌어졌다. 6월 들어서도 현재까지는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5위 NC 다이노스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어 상·하위권의 극심한 격차는 다소나마 줄어들 여지가 생겼다.

아직은 모른다. 지난해에도 6월 말까지는 LG 트윈스가 44승1무36패로 4위, 넥센(현 키움)이 40승42패로 5위, KIA 타이거즈가 37승39패로 6위였다. 7월말에는 4위 LG~5위 삼성 라이온즈~6위 넥센~7위 KIA의 순서였는데, LG만 승률 5할을 웃돌았을 뿐이다. 그리고 최종 결말이 어땠는지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그대로다.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팀 순위의 양극화에 인위적 해법은 있을 수 없다. 공인구 교체를 앞세워 타고투저를 누그러뜨린 것과 같은 접근법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은 꼴찌 롯데 자이언츠를 비롯한 하위권 팀들의 대분발이 절실하다. 물론 쉬울 리는 없다. 다만 지난해의 사례에서도 확인되듯,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요기 베라의 명언대로 여전히 시즌은 절반이 남았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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