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10승 무산…키워드로 본 류현진의 컵스전 비자책 2실점

입력 2019-06-17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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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32·LA 다저스)이 시즌 10승 문턱에서 또 한 번 아쉬움을 남겼다. 17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7안타 8삼진 2실점(0자책점)으로 역투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아 10승을 놓쳤다. 팀은 8회말 결승점을 뽑아 3-2로 이겼다. 이로써 류현진은 9승1패를 유지한 채 평균자책점(ERA)만 1.36에서 1.26으로 더 낮췄다. 류현진의 컵스전 투구를 3가지 키워드로 살펴본다.


● 아홉수

1회초 2사 1·2루 핀치를 잘 넘긴 류현진은 1-0으로 앞선 6회초 불운에 발목을 잡혔다. 선두타자 하비에르 바에스를 3루수 저스틴 터너의 실책으로 출루시킨 뒤 빗맞은 안타 2개와 희생플라이로 역전을 허용했다. 모두 비자책점이었다. 다행히 계속된 2사 1·2루서 제이슨 헤이워드를 삼진으로 잡고 스스로 불을 껐다. 졸지에 패전 위기로까지 내몰렸지만 6회말 코디 벨린저의 동점 솔로포로 벗어났다.

류현진은 11일 LA 에인절스전에서 6이닝 7안타 6삼진 1실점으로 선발승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불펜이 2이닝 4실점으로 3-1 리드를 날리는 바람에 10승에 실패했다. 컵스전이 2번째 10승 도전이었지만, 팀 타선이 1회말 2사 만루와 6회말 무사 2·3루 추가득점 기회를 번번이 놓친 까닭에 ‘아홉수’를 체감했다. 류현진은 시즌 14승을 올린 2014년에도 9승 이후 4경기 만에 10승을 찍은 바 있다.


● 체인지업

총 투구수 94개 중 스트라이크는 68개. 평소처럼 정교한 컨트롤과 공격적인 피칭이 확인된다. 다만 한 가지는 눈에 띄게 달랐다. 체인지업이 무려 36개로 총 투구수의 38.3%였다. 투심과 포심을 포함한 패트스볼은 31개, 커터는 19개, 커브는 8개였다. 체인지업의 구사 비율이 5일 애리조나전(42개·40.4%) 다음으로 높았다. 컵스전 이전 시즌 평균 25%와 비교하면 체인지업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던졌는지 잘 드러난다. 체인지업을 앞세워 삼진은 4개를 낚았다.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소득

비록 10승을 거머쥐진 못했지만 수확은 적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유일의 1점대 ERA를 더욱 떨어트려 0점대 진입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시즌 9번째 무4구 경기를 펼친 덕에 볼넷 대비 삼진 수치(K/BB)는 15.4에서 17.0으로 더 높아졌다. 개막 이후 14경기 연속 2실점 이하로 역투해 또 하나의 진기록 수립도 기대된다. 1945년 알 벤튼(디트로이트)이 달성한 개막 15경기 연속 2실점 이하 투구 기록에 1경기차로 다가섰다.

전국방송을 통해 올 시즌 ‘몬스터’ 모드로 변신한 자신의 모습을 과시한 것도 소득이다. 이날 컵스-다저스전은 ESPN을 통해 미 전역으로 생중계됐다. 현지 매체들은 “압도적”, “효율적”이라는 표현 등을 동원해 올스타 선발이 유력한 류현진의 위력적인 투구를 칭찬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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