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은 더 잘할 수 있으니까요” SK 길잡이 자처하는 김강민

입력 2019-06-18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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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강민. 스포츠동아DB

SK 와이번스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37)은 후배들의 길잡이를 자처한다.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먼 길을 돌아온 자신과는 달리 동생들은 단숨에 정상까지 달려 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올 시즌 염경엽 감독은 베테랑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날이 많다. 각 전력의 공백을 노련하게 메워주면서도 덕아웃을 드나들며 후배들을 다독이는 ‘세미 코치’ 역할까지 도맡아줘서다. 특히 SK에는 한동민, 노수광 등 핵심 타자들을 비롯해 마운드에도 성장 과정을 밟는 선수들이 많다. 염 감독은 “감독보다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하면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많다”며 “후배들이 선배들을 보고 성장해 나가는 팀 분위기가 갖춰져야 모두 올바른 생각을 갖고 야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강민은 세미 코치라는 타이틀에 손사래를 치면서도 “내가 후배들 연차 때 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자신의 굴곡진 야구 인생을 되짚으며 후배들이 정신적인 어려움을 재빨리 털어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그는 “나는 실패를 해봤다. 만약 그 과정에서 조금 더 빨리 깨우치고, 몰입해서 시즌을 치렀다면 지금 더 나은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도 조금씩 있다”고 털어놨다. “기술적인 이야기보다는 실수를 하거나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작아지는 선수들에게 단순하게 한마디씩을 해주는 것뿐”이라고 말하는 그는 “나는 이미 이만큼 와버렸지만, 후배들은 충분히 더 잘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함께 외야진을 이루는 노수광은 리그 정상급 수비력을 갖춘 김강민으로부터 부지런히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노수광은 “공을 놓쳤을 때 어떻게 타깃을 설정하는지에 대해서부터 수비 쪽에서 어려운 부분들이 생겨 질문하면 경험담을 이야기해주면서 적절한 대처 방법을 일러 주신다”고 했다. 정신적으로 얻는 도움도 크다. 그는 “선배는 늘 ‘모든 게 경험이다. 해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며 “나로선 실수를 했을 때도 ‘왜 못 했지’라는 생각보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구나, 다음에는 잘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선배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다. “예전에 해보지 않은 것들을 시도하면서 여전히 새로운 것을 많이 접하고 느낀다”는 김강민은 “아직도 많은 것을 배운다”고 멋쩍게 웃었다. 후배들이 그를 믿고 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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