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강원고와 휘문고의 경기가 열렸다. 강원고 선발 임지훈(왼쪽)과 포수 임지민 형제가 이닝을 마친 후 서로를 격려하며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목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호흡만큼은 자신 있죠.”
강원고는 2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에서 휘문고에 1-5로 패하며 탈락했다. 하지만 신생팀 강원고가 전통의 명문 휘문고 상대로 콜드게임을 피한 것은 물론, 경기 막판까지 압박을 가한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었다.
이날 선발투수 임지훈(18)은 6.1이닝 5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그의 공을 받은 건 두 살 터울 동생 임지민(16)이었다. 이들이 전국대회에서 배터리 호흡을 맞춘 건 이번이 두 번째. 주전 포수 김태훈(18)의 부상으로 임지민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형제 배터리는 야구 역사에도 손에 꼽을 만큼 드물다. 광주진흥고~연세대에서 호흡을 맞춘 나성용(은퇴)·성범(NC 다이노스) 형제 이후로는 자취를 감췄다. 당시 진흥고 코치였던 최재영 KT 위즈 운영팀장은 이날 목동구장을 찾아 “형제 배터리는 그때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아무래도 호흡 면에서 기대된다”고 밝혔다.
형 임지훈은 “어릴 때부터 동생과 함께 야구를 했다. 집, 숙소, 경기장에서 내내 함께인 만큼 호흡은 자신 있다”고 밝혔다. 동생 임지민 역시 “형의 장단점은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며 자신 있게 웃었다. 서로를 평가해 달라는 짓궂은 질문에 동생은 “형이 투수를 다시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라고 말끝을 흐린 반면 형은 “동생은 포수로서 소질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강원고는 희망을 확인했다. 김정수 감독은 “동문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다”며 “3학년이 다섯 명뿐이지만 1~2학년이 아홉 명씩 있다. 그들이 경기에 많이 나가고 있다. 내년, 내후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목동|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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