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재 제1공약, KBO닷컴은 어떻게 됐나

입력 2019-06-2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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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KBO 총재. 스포츠동아DB

2017년 10개 구단 대표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제22대 KBO 총재로 추대했다.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행정경험이 깊은 정 총재에게 각 구단이 기대했던 부분은 구단의 자생적 경영이 가능한 리그 산업화를 이끌어달라는 간곡한 바람이 담겨져 있었다.

유명한 야구 마니아이자 미국스포츠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원로 경제학자이자 전직 국무총리인 정 총재는 적임자로 꼽혔다.

정 총재는 지난해 1월3일 취임식에서 “프로야구가 산업화돼야 한다. MLB닷컴과 같은 KBO닷컴을 만들어서 수익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공약이다.

1년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KBO닷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정 총재는 “외부 전문 업체에 여러 사안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했다. 곧 보고서를 받는다. 가야할 길이 멀지만 꼭 이루고 싶은 것이 많다”고 답했다.

정 총재 취임 이후 KBO와 마케팅 자회사 KBOP는 MLB닷컴이 모델인 새로운 KBO닷컴의 설계를 하며 각 구단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관건은 통합 마케팅과 독점적인 모바일 중계 가능 여부다. 메이저리그는 MLBAM(MLB Advanced Media)을 통해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2012년 이미 6000억 달러의 매출을 돌파하자 포브스는 ‘당신이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거대한 미디어 회사’라는 평가를 남겼다.

웹 사이트인 MLB닷컴과 온라인 스트리밍, 케이블 방송이 주력인 MLB.TV 등 MLB를 주력으로 30개 구단의 통합 입장권, 상품 판매, 게임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수입을 올린다. 사업영역을 확대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NHL닷컴과 NHL.TV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엄청난 성공 모델이 있지만 KBO리그 일부 구단은 통합마케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인기구단이라는 기득권을 지키려는 이기주의로밖에 볼 수 없다.

또 하나의 장벽은 당장 눈앞에서 연간 220억 원의 수입이 보장된 유무선 중계권 판매다. KBO는 지난 2월 통신·포털 컨소시엄에 유무선(뉴미디어) 중계권을 5년 1100억 원에 판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2년 후 이를 파기할 수 있는 조항도 삽입했다.

KBO 관계자는 “KBO닷컴이 출범한다면 독점적인 온라인 중계 서비스가 가장 중요한 컨텐츠이기 때문에 이 조항을 넣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구단의 동의가 필요하다. 연간 220억 원의 수입이 보장된 계약 대신 직접 컨텐츠를 판매해 더 많은 수익을 올리겠다는 혁신적인 결단이 없으면 이뤄질 수 없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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