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군단’의 대변신, 뛰고 또 뛰는 한화…팀 도루는 1위

입력 2019-06-27 09: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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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호잉(왼쪽)-정은원.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뛰는 야구’로 기존의 팀 이미지를 180도 바꿔놓고 있다. 당당히 팀 도루 1위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성공률까지 크게 끌어올려 실속이 만만치 않다. ‘거북이 군단’이라는 꼬리표는 이제 옛말에 지나지 않는다.

한화는 26일까지 팀 도루 부문에서 67개로 1위에 올라있다. 2위는 62개의 삼성 라이온즈. 이 부문 공동 최하위인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이상 39개)에 비하면 무려 1.7배나 높다. 도루시도 역시 많다. 한화가 93차례로 1위다. 2위는 85회의 LG 트윈스.

주목할 대목은 성공률이다. 놀라운 수준으로 향상됐다. 지난해 한화는 도루시도 182회, 도루성공 118개로 2개 부문 모두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성공률은 몹시 떨어졌다. 64.8%로 9위에 불과했다. 1위 두산 베어스의 80.7%와는 차이가 컸다. 그러나 반환점을 돈 올 시즌에는 도루성공률이 72%(4위)다. 1위 삼성(74.7%)과 비교하더라도 준수한 편이다. 지난해에는 ‘무모할 정도로 달렸다’고 볼 수 있다.

2010년 이후로만 살펴봐도 한화는 도루와 거리가 먼 팀이었다.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2013, 2015, 2016년에는 팀 도루 최하위였다. 2017년 역시 도루시도는 7위(108회), 성공은 9위(64개), 성공률은 8위(59.3%)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한용덕 감독이 취임하고 외국인선수 제라드 호잉이 가세한 뒤로 ‘발야구’를 주요 공격전술로 즐겨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이용규가 30개(4위), 호잉이 23개(6위)로 도루 톱10에 들었다. 올해는 이용규가 빠졌음에도 도루시도는 줄지 않고 있을뿐더러, 지난해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성공률은 높이고 있다. 호잉이 13개, 정은원이 9개로 팀 내 도루 1·2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성열도 7개로 장진혁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한화의 뛰는 야구가 질적으로도 향상되고 있음은 20일 대전 롯데전 4회말 2사 1·3루서 시도한 ‘딜레이드 더블스틸’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2루 도루를 시도한 1루주자 장진혁이 일부러 런다운에 걸리는 틈을 타 3루주자 최재훈이 홈을 밟았다. 팀 전체가 연패로 주눅이 든 상황에서 ‘슬럼프가 없다’는 발을 앞세워 선취점을 올렸다.

“히트앤드런 같은 작전보다는 도루를 좀 많이 활용하고 있다”는 한 감독의 말대로 뛰는 야구는 이제 한화의 주요 득점루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부진을 거듭한 6월의 끝자락에서 반등에 나선 한화가 발야구로도 활로를 뚫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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