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 스포츠동아DB
이기흥 대한체육회장(64)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신규 위원에 선출됐다.
IOC는 27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끝난 134차 총회에서 이 회장을 신규 위원으로 선출했다. 유효투표 62표 가운데 57표를 얻었다. 한국인이 IOC 위원으로 선출된 것은 이 회장이 11번째다. 현장 행사에 참석한 그는 대한체육회를 통해 “IOC 위원으로서 활동은 외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결정하겠다. 2020도쿄올림픽도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대한민국 체육을 새로 시작하는 각오로 혁신해 스포츠 강국을 넘어, 스포츠 선진국으로 도약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 회장의 선출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2016년 대한체육회의 수장으로 취임한 이 회장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수장 자격으로 IOC 위원 후보에 올랐다. IOC는 지난달 23일 집행위원회를 열어 이 회장을 비롯한 10명을 신규 위원으로 추천한 바 있다. 이번에 10명 모두 IOC 위원에 선출됐다.
IOC 위원 정원은 총 115명이다. 8년 임기의 선수위원은 15명, 개인 자격(70명), NOC와 종목별 국제연맹(IF) 대표(각 15명)로 이뤄진다. IOC는 윤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개인 자격 후보 7명과 이 회장 등 NOC 자격 후보 3명 등 총 10명을 새 위원 후보로 확정한 바 있다. 집행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신규 회원 후보가 총회 투표에서 낙선한 적은 없었다.
IOC 위원은 동·하계 올림픽 개최지 결정 및 올림픽 주요 종목을 확정, 올림픽과 연계된 스포츠 발전 제도를 의결하는 등 활동을 벌인다. IOC 위원의 정년은 70세로 이 회장은 2025년까지 활동할 수 있으나 신분을 유지하려면 내년 대한체육회장에 재선돼야 한다.
그래도 분명한 사실이 있다. 스포츠 외교에서 점차 밀려나던 한국이 다시 한번 힘을 내고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이다. 이제 한국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선수 위원에 선출된 대한탁구협회 유승민 회장을 포함해 두 명의 IOC 위원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 이웃 중국은 3명의 IOC 위원을 보유하고 있고, 일본의 IOC 위원은 국제체조연맹(FIG) 회장인 와타나베 모리나리 한 명 뿐이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고(故) 김운용, 이건희, 박용성 위원 등 3명의 위원을 배출하면서 국제무대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김운용 전 위원이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과 맞물려 사임을 했고, 박용성 전 위원도 두산그룹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나타내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여기에 2017년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대외활동이 어려워져 IOC 위원직을 내려놨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