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으로 만족해?’ 수원, 목적의식과 방향부터 재설정해야

입력 2019-07-01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수원 이임생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이임생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삼성을 둘러싼 기류가 음습하다.

수원은 6월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8라운드에서 경남FC와 득점 없이 비겼다. 14승8무6패(승점 20)에 머문 수원은 한 경기 덜 치른 6위 상주 상무(승점 24)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수원에게 경남전은 굉장히 중요했다. 중상위권 도약을 노린 수원은 경남~제주 유나이티드(7일·이상 홈)~인천 유나이티드(10일·원정)로 이어지는 3연전에서 최대한 승점을 쌓는다는 계획이었으나 시작부터 꼬이고 말았다.

6월을 통째로 날려버린 수원이다. A매치 휴식기 때도 재정비하지 못했고, 3무1패에 만족해야 했다. 최대 라이벌인 FC서울에 2-4 대패를 당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홈경기를 대비하느라 주전 9명을 뺀 전북 현대와 1-1로 비겨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했다. 강한 상대에도 약하고, 꼭 넘어야 할 상대에도 강하지 못한 ‘만만한’ 이미지만 굳어졌다.

1군 선수단만 보면 수원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서브 자원이 부족하다고 탓하는 이들도 있지만 앞선 순위에 오른 강원FC, 성남FC가 수원보다 확실한 우위를 점한다고도 볼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목적의식이다. 수원은 적당히 중위권을 유지하면서 잘되면 상위 스플릿 마지노선인 6강 진입을 노리는 ‘그저 그런’ 팀으로 전락했다. FA컵이 아닌, 리그 우승을 위해 싸운 기억은 오래 전이다. 전북과 울산 현대가 각각 상하이 상강(중국), 우라와 레즈(일본)에 밀려 ACL 8강에 오르지 못했다고 하나 수원은 아예 대회 초대장도 못 받았으니 할 말이 없다.

복지부동의 자세로 일관하는 구단도 몰락의 원인이다. 명가 재도약을 위한 움직임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에이전트들은 “여름 이적시장도 건너뛸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2018년도 K리그 연봉순위에 따르면 수원은 80억6145만 원(추정치)을 썼다. 전체 4위다.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으니 비효율적인 운영이다.

기존 멤버들의 몸값이 높았다는 이야기도 구단 안팎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데 수년째 수원이 K리그에서 강세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책임 추궁이 불가피하다. 허술한 부상 관리도 안타깝다. 거친 축구에서 부상은 뗄 수 없으나 더딘 회복은 큰 문제다. 100% 전력이 투입된 기억도 많지 않다.

원하는 수준의 선수를 거의 데려오지 못했던 이임생 감독은 절박하다. 결국 성적의 책임은 지도자에 있다. 전북전에 이어 경남전에서도 “전력보강 계획을 (구단에) 전했다”고 했지만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다. 물론 대대적인 영입을 앞둔 폭풍 전의 고요함도 아니다.

한때 K리그에서 가장 충성스럽고 뜨겁던 홈 열기는 이제 1만 명을 채우기도 버거워졌다.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수원의 정상화는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