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연. 사진제공|KLPGA
이다연(22·메디힐)이 7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포인트(파71·6070야드)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오픈(총상금 7억 원·우승상금 1억4000만 원)에서 10언더파 203타로 정상을 밟고 통산 4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생애 첫 한 시즌 2승째를 앞세워 4승의 최혜진(20·롯데)과 2승의 조정민(25·문영그룹)이 양분하던 KLPGA 투어 판도를 흔들어놓았다.
주니어 시절 이정은6(23·대방건설), 이소영(22·롯데) 등과 함께 국가대표를 지냈던 이다연은 프로 데뷔 후 예기치 못한 입스(샷 실패를 향한 두려움이 낳는 불안증세)와 부상으로 눈물을 흘렸다. 가장 큰 시련이 닥친 때는 갓 데뷔한 2016년이었다. 입스로 제대로 된 레이스를 펼치지 못했다.
결국 그해 출전한 25개 대회 가운데 무려 14개 대회에서 컷 탈락했다. 9회 연속 컷 탈락이라는 수모도 안았다. 이듬해에는 개막을 앞두고 체력훈련 도중 발목 인대가 끊어져 두 달 이상을 치료와 재활로 보내야했다.
어릴 적부터 기본기가 탄탄하기로 소문난 이다연은 계속된 역경들을 실력으로 헤쳐 나갔다. 2017년 10월 팬텀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었고, 지난해 E1 채리티 오픈에서 승수를 추가했다. 그리고 올해 6월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 우승으로 ‘메이저 퀸’으로 등극한 뒤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생애 처음으로 다승자 타이틀을 안았다.
우승이 사실상 결정된 곳은 15번 홀(파4) 그린이었다. 전반 버디 3개와 파4 11~12번 홀 버디를 앞세워 9언더파 단독선두를 달리던 이다연은 이 홀을 침착하게 파로 막은 반면, 5언더파 2위 조정민은 어프로치샷 미스가 두 번이나 나오면서 보기를 기록했다. 비슷한 시간, 앞 조에서 경기를 하던 4언더파 3위 최혜진 역시 파5 16번 홀에서 티샷 실수로 2타를 잃으면서 우승과 멀어졌다.
이어 16번 홀 버디로 우승 쐐기를 박은 이다연은 “한국여자오픈 이후 휴식을 취한 뒤 나온 대회에서 우승까지 하게 됐다. 정말 기쁘다. 이제 곧 하반기가 시작되는데 남은 레이스를 잘 마쳐서 대상 타이틀을 거머쥐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