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판독은 신성불가침의 영역인가

입력 2019-07-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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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한수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주말 내내 비디오판독이 화두였다. 오독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 나온 데 이어 ‘재량권’에 대한 기준 논란, 여기에 판독 결과 어필에 대한 퇴장까지 나왔다. 화면 열 개를 이용해 오독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현장과 팬들의 신뢰도는 높지 않다.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냐는 비아냥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 비디오판독은 신성불가침인가

김한수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비디오판독 결과에 대한 어필로 퇴장을 당했다. 연장 10회 공격 상황에서 2루주자 김헌곤이 NC 김건태의 견제로 아웃됐다는 원심이 판독에도 유지됐다. 김 감독은 덕아웃을 박차고 나와 한참을 어필했고, 결국 퇴장당했다. 올해만 해도 양상문 롯데 자이언츠 감독,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비디오판독 결과 어필로 그라운드에서 쫓겨났다.

하지만 비디오판독이 정답은 아니다. 하루 전인 5일 고척 롯데-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오독 논란이 일었다. 2회 이지영의 홈 쇄도 상황에서 아웃, 세이프 여부가 화두였다. 원심인 세이프가 제한시간 5분을 소진한 비디오판독에도 그대로 유지됐다. 하지만 중계화면상으로는 명백한 아웃이었다. 해당 경기 TV 중계진도 당혹함을 감추지 못했다. 비디오판독 오독으로 인해 판독관이 징계를 받은 사례도 있다. 바꿔 말하면, 비디오판독도 완벽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비디오판독에 대한 어필은 즉각 퇴장이다. KBO 핵심 관계자는 “판정의 효율성 때문이다. 판독에 대한 어필은 같은 상황을 세 번 따지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전해들은 한 구단 관계자는 “잘못된 상황이라면 서너 번씩 따지더라도 바꾸는 게 맞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같은 상황은 7일 대전 KT-한화 이글스전에도 나왔다. KT가 4-3으로 앞선 9회 더블스틸 상황에서 3루주자 송민섭이 협살에 걸렸다. 이 과정에서 1루수 이성열이 송민섭을 홈에서 태그했는데, 진루를 막고 있었다. 이 감독은 곧장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지만 번복은 없었다. 단단히 뿔이 난 이 감독은 이영재 구심에게 강력히 어필했고 결국 퇴장됐다.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센터에서 ‘야수가 미리 기다렸을 경우에는 블로킹을 해도 상관없다’는 조항을 근거로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넉넉한 타이밍에도 주자의 진루를 막고 있었기에 KT 측의 억울함이 클 수밖에 없다. 재량에 맡기는 규정이 문제다. 이로 인한 어필이었지만, 현 규정상 즉각 퇴장당했다.

스포츠동아DB


● ‘횟수 차감’을 둘러싼 갑론을박

비디오판독 횟수에 대한 아쉬움도 끊이질 않는다. 현행 제도는 팀당 2회(연장 돌입 시 1회 추가)에 심판재량 1회로 운영된다. 경기당 최대 7회의 비디오판독이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비디오판독 번복을 이끌어냈어도 횟수는 차감된다. 심판의 오판에 대한 리스크를 팀이 안고 가는 실정이다. 경기 초반 심판진의 오판으로 비디오판독을 두 차례 실시한다면 해당 팀은 경기 끝까지 어떠한 번복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KBO 고위관계자는 “만일 판정 번복에 대해 차감을 하지 않는다면 비디오판독 결과가 연거푸 뒤집어질 때 횟수가 무한해진다. 스피드업 취지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팀이 비디오판독으로 거듭 번복을 이끌어낸다면 그건 심판진의 문제다. 그로 인한 리스크를 팀이 안을 필요는 없다. 스피드업보다 중요한 건 정확한 판단이다.

수도권 A팀 감독은 “차라리 횟수를 한 번으로 줄이더라도 번복이 되면 횟수를 유지하는 게 맞다. 확실히 눈에 보이는 상황도 횟수 차감이 신경 쓰여 어필을 망설일 때가 있다. 올해 감독자 회의에서는 해당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 어떤 것도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잘못됐다면 귀를 열고 바꿔야 한다. 비디오판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대전|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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