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방화’ 류현진, 11승은 미뤄졌지만 복수혈전은 성공했다

입력 2019-07-15 15: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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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후반기 첫 등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의 상대는 2018시즌 월드시리즈(WS)에서 소속팀과 자신에게 아픔을 안겼던 보스턴 레드삭스였다. 게다가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는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로 진행된 경기라 본인의 존재감을 확실히 뽐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시즌 11승을 제외하면, 모든 것을 잡은 한판이었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간) 매사추세츠주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8안타 1볼넷 6삼진 2실점(2자책점)의 호투를 펼쳤다. 4-2로 앞선 8회 교체됐지만, 바뀐 투수 페드로 바에즈가 홈런 2방을 얻어맞고 동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승수 추가에는 실패했다. 팀이 연장 12회 접전 끝에 7-4로 승리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평균자책점은 1.78가 됐고, 개인 시즌 승패는 10승2패를 유지했다. 선발등판 시 팀 성적은 13승5패(승률 0.722)가 됐다.

류현진의 투구는 훌륭했다. 8개의 안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실점을 최소화했다. 투구수 94개 중 스트라이크는 62개였고, 포심패스트볼(포심)과 커브(이상 2개), 체인지업, 컷패스트볼(커터·이상 1개) 등 보유한 구종을 모두 활용해 6개의 삼진을 솎아낸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4회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4구째 커브는 MLB닷컴의 ‘게임데이’에 너클커브로 기록됐을 정도로 낙폭이 상당했다.

5이닝 동안 4안타(1홈런) 3볼넷 7삼진 4실점(1자책점)을 기록한 보스턴 선발투수 데이비드 프라이스와 맞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지난해 WS 2차전에서 프라이스와 맞대결을 벌였다. 당시 4.2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며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된 프라이스를 넘지 못했다. 개인 승리만 제외하면, 이번 등판을 통해 설욕에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올 시즌 류현진이 불펜의 방화로 승수 추가에 실패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6월 11일 LA 에인절스 원정에서 3-1로 앞선 7회 교체됐지만(6이닝 1실점), 로스 스트리플링~딜런 플로로~조 켈리의 계투진이 4점을 헌납한 탓에 10승이 무산된 바 있다. 15일에도 류현진이 마운드를 떠나자마자 바에즈가 잰더 보가츠와 J.D 마르티네즈에게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고 말았다. 연장 12회 무사 만루에서 맥스 먼시의 볼넷과 알렉스 버두고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3점을 뽑아낸 덕분에 그나마 팀과 함께 웃을 수 있었다.

류현진의 입지는 그대로다. MLB 평균자책점과 삼진(160개)/볼넷(28개) 비율(9.55), 9이닝당 최저 볼넷(0.85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닝당 출루허용(0.93·WHIP)과 피출루율(0.245) 부문에선 내셔널리그(NL) 1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 이날 등판에서 존재감을 뽐낸 것도 류현진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MLB닷컴도 “류현진이 7이닝 동안 견고한 투구를 뽐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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