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부럽지 않던 짜릿한 골 맛…남자수구, 세계를 향해 달리다

입력 2019-07-1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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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남자수구가 15일 광주 남부대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그리스를 상대로 당당하게 싸웠다. 비록 3-26으로 대패했지만 세계수구 강국과의 일전에서 귀중한 득점을 올리며 감동을 자아냈다. 사진은 3쿼터에서 김문수(맨 왼쪽)가 그리스 수비진을 뚫고 첫 골을 터뜨리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대한민국 남자수구가 15일 광주 남부대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그리스를 상대로 당당하게 싸웠다. 비록 3-26으로 대패했지만 세계수구 강국과의 일전에서 귀중한 득점을 올리며 감동을 자아냈다. 사진은 3쿼터에서 김문수(맨 왼쪽)가 그리스 수비진을 뚫고 첫 골을 터뜨리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누군가에게는 아주 흔한, 전혀 특별할 것이 없는 장면이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한 골을 넣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마치 축구의 월드컵처럼 한국수구에게 득점은 꿈과 같다.

대한민국 남자수구의 위대한 도전이 인상적인 15일이었다. 광주 남부대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수구 조별리그 A조 1차전. ‘유럽 강호’ 그리스는 넘기 어려운 상대였다. 2년 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 4위를 했고, 역대 이 대회에서 동메달 두 개를 딴 전통의 수구 강국이다.

그럼에도 한국은 선전했다. 대표팀은 당당하게 싸워 3-26 패배를 당했다. 0-15까지 끌려가던 3쿼터 3분여가 흘렀을 무렵, 그토록 기다린 첫 골이 터졌다. 김문수(경기도청)이 오른쪽 측면에서 날린 날카로운 슛이 그리스 골문에 꽂혔다. 한국수구가 세계선수권에서 얻은 감격의 첫 득점에 경기장을 찾은 홈 팬들이 ‘김문수’를 연호하며 열광했다.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을 무너트린 골을 뽑은 김영권(감바 오사카)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부럽지 않았다.

한 번 물꼬를 트자 다음은 좀 더 수월했다. 4쿼터는 김동혁(경기도청)의 차례였다. 4분대에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승부는 이미 갈린 상황이었으나 언젠가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안겨준 순간이었다.

김문수는 “본래 슛을 시도할 상황은 아니었는데, 혼자 판단해 공을 던졌다. 이렇게 이름이 크게 울리는 함성을 받은 적이 없다. 너무 기뻤다”고 환하게 웃었다. 물론 만족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세계의 벽을 다시금 절감했다. 국제대회 경험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다. 그는 “해외에서 실전을 치러봐야 격차를 줄여갈 수 있다”고 씁쓸해했다.

진정한 도약을 노리는 남자수구의 이번 대회 목표는 분명하다. 득점이 아닌, 승리다. 조별리그는 어렵더라도 순위결정전은 한결 수월한 상대와 부딪힌다. 남자수구는 1986년 서울,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에서 각각 은, 동메달을 땄지만 이후 빠르게 쇠퇴해 선수 확보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안방 세계선수권에서 내일의 희망을 찾으려 한다.

자신감을 얻은 한국은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세르비아와 17일 대회 2차전을 치른다.

광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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