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양의지. 스포츠동아DB
7월 12일 내복사근 혈종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지 33일만인 1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4번 타자 포수로 돌아와 4타수 3안타(1홈런), 1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0-2 승리를 이끌었다. 공수를 겸비한 포수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여과 없이 보여준 한판이었다.
NC 이동욱 감독은 경기 전 “양의지는 좋은 포수이자 좋은 타자”라는 한마디로 모든 것을 설명했다. 야수 전원을 한데 아우르는 리더십과 경기를 읽는 눈, 강한 어깨를 갖춘 현역 최고의 포수라는 사실은 인정받은 지 오래다. 여기에 붙박이 4번타자로도 전혀 손색없는 공격력을 지녔으니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NC는 양의지의 복귀전부터 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출발부터 산뜻했다. 부상 이전과 다름없는 부드러운 스윙이 나왔다. 1회 첫 타석에서 좌전 안타로 출루했고, 3회 두 번째 타석에선 한화 선발투수 박주홍의 시속 140㎞ 빠른 공을 받아쳐 좌월 솔로홈런(14호)으로 연결했다. 스트라이크존 몸쪽 코스에 들어온 공을 기술적인 스윙으로 받아넘겼다. 5회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6회에도 신정락으로부터 좌전 안타를 뽑아내며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퓨처스리그 2경기에서 2안타를 기록하며 실전감각을 끌어올리긴 했지만, 한달여만의 1군 복귀전에서 부상 이전의 기량을 뽐내는 것은 그만큼 탁월한 실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수비에서도 흠 잡을 데 없는 활약을 펼쳤다. 8회 김형준과 교체될 때까지 7이닝 동안 마스크를 쓰고 투수들의 호투를 이끌어냈다. 선발투수 이재학은 5.2이닝 동안 7안타 1볼넷 1사구 2삼진 2실점의 호투로 6승(3패)째를 챙겼다. 이재학은 공격적인 투구를 주문한 양의지의 리드를 전적으로 따랐다. 고비마다 범타를 유도하며 실점을 최소화한 비결이 여기에 있다. 포심패스트볼(54개)과 체인지업(42개)의 극단적인 ‘투 피치’였음에도 불구하고 완급조절과 효과적인 스트라이크존 공략을 통해 약점을 상쇄한 것이다.
양의지의 복귀에 동료 타자들도 힘을 냈다. 3번 제이크 스몰린스키는 1회 3점 홈런(3호) 포함 2안타 6타점을 기록했고, 2번타자로 나선 이명기는 3안타 2득점을 올리며 테이블세터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결승 득점을 기록한 뒤 교체된 박민우(1타수 1안타 1득점)와 김태진(4타수 2안타 2득점)의 퍼포먼스도 돋보였다.
기존의 기량을 그대로 유지하며 팀 타선에도 시너지를 불어넣은 양의지의 복귀전, 모든 면에서 완벽한 출발이었다. 양의지는 “더 빨리 오고 싶었다. 2군과 재활군 스태프들이 많이 신경 써주신 덕분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며 “집에서 창원NC파크가 보이는데 그때마다 뛰고 싶었다. 잘해야 하는데 쉬고 있어서 스트레스가 많았다. 돌아와서 팀의 연승을 끊지 않아 다행”이라고 활짝 웃었다.
대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