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키움 샌즈(오른쪽)가 5회초 1사 2루에서 역전 투런 홈런을 친 후 조재영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2019시즌 홈런왕 경쟁이 더욱 짙은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꾸준하게 장타를 기록하며 기회를 넘보던 영웅군단 외국인타자 샌즈가 기어코 최상위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샌즈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3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했다.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맹타를 자랑했다.
첫 타석을 안타로 시작한 샌즈는 5회 맞이한 세 번째 타석에서 올 시즌 22번째 홈런을 신고했다. 팀이 1-1로 팽팽히 맞선 1사 2루 상황에서 LG 선발투수 류제국의 시속 134㎞짜리 투심을 정확하게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7월 30일 이후 14일 만에 기록한 홈런. 8월 들어서는 처음으로 맛본 손맛이었다.
이 홈런으로 시즌 92번째 타점을 신고한 샌즈는 타점 1위 자리까지 더욱 더 견고히 했다. 더불어 경기 전 0.555던 장타율을 0.560까지 끌어 올렸다. 이 부문에서도 단연 1위에 올라 있다.
13일 현재 올 시즌 홈런 선두는 로맥이다. 샌즈의 가세로 나란히 22개를 기록 중인 2위 그룹은 무려 3명이 됐다. 21개를 기록 중인 5위 한화 이글스 이성열도 있어 시즌 종반 홈런왕 경쟁 구도는 더 치열해졌다. 특히 샌즈는 이날 홈런으로 타격 3관왕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홈런·타점·장타율은 모두 KBO 공인 시상 부문이다.
올 시즌 KBO리그는 공인구의 변화로 인해 많은 홈런이 나오지 않는다. 2006년(이대호·26홈런) 이후 13년 만에 30홈런을 때리지 못하는 홈런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각 팀은 잔여경기가 30경기 남짓 있는데, 웬만한 몰아치기가 아니고서는 홈런 기록 최상위권자들도 30개를 훨씬 웃도는 홈런을 때리긴 쉽지 않다.
따라서 앞으로의 홈런왕 향방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 적은 선에서 결정될 수 있다. 23개부터 21개까지 2개 차이로 5명이 촘촘히 자리잡고 있어 섣불리 누군가가 타이틀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도 쉽지 않다. 몰아치기가 나온다면 순위가 요동칠 수도 있다. 어려운 홈런 생산 조건에 순식간에 많아진 경쟁자. 올해 홈런왕 경쟁은 시즌 시작부터 말미까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
잠실|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