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훈은 21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에 팀이 5-3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3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고 5-4의 승리를 지키며 30세이브째를 챙겼다.
데뷔시즌 30세이브는 KBO 역사상 처음이다. 하재훈은 지난 8월 13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9세이브째를 기록, 2002년 조용준(당시 현대 유니콘스)을 넘어 KBO 역대 데뷔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작성했다.
하재훈은 미국 마이너리그를 거쳐 올 시즌 입단한 선수다. KBO 규정에 따라 신인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신인상 자격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데뷔시즌부터 엄청난 위력을 뿜어내며 SK의 불펜 고민을 완전히 해소했다. 특히 데뷔 첫 세이브를 따낸 4월 26일 수원 KT 위즈전부터 쭉 마무리로 고정됐고, 21일까지 38경기에서 1승2패30세이브, 평균자책점 1.45(37.1이닝 6자책점)의 성적을 거두며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가 됐다.
29세이브에서 30세이브로 넘어가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5-3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전준우와 이대호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후속타자 제이콥 윌슨의 강한 땅볼 타구를 3루수 최정이 다이빙캐치로 걷어낸 뒤 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연결하며 한숨을 돌렸다. 민병헌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실점했지만, 채태인을 2루수 땅볼로 잡고 경기를 끝냈다. 30세이브를 완성한 순간이다.
30세이브는 SK 구단에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 지표다. 2003년 조웅천과 2012년 정우람(현 한화 이글스)만이 정확히 30세이브를 기록하며 이 기록에 도달한 바 있다. 하재훈이 앞으로 세이브 하나만 추가하면 SK 구단의 세이브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하재훈은 “개인적으로 30세이브를 달성했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고, 아홉수를 잘 넘겨서 다행”이라며 “세이브는 팀 성적이 따라줘야 이룰 수 있는 기록인데 SK라는 팀에서 마무리투수를 맡고 있다는 게 행운”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나를 믿고 기용해주신 감독님과 코치님, 항상 든든하게 리드해주는 포수 형들에게 감사하다. 아직 많은 경기들이 남아있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께 더 좋은 활약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인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