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베이스볼] ‘신인王’ LG 22년·롯데 27년·KIA 34년의 한

입력 2019-08-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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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우영(왼쪽)-삼성 원태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LG 정우영(왼쪽)-삼성 원태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Baseball Team Weekly meeting·Who?·Why?]

스포츠동아 야구팀은 매주 월요일 다양한 주제를 놓고 자유로운 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KBO리그의 여러 소식과 뒷이야기, 다양한 전망까지 브레인스토밍 형식의 대화입니다. 회의실 현장을 날것 그대로 야구팬들에게 전달해드립니다. 19일 야구팀 회의 참석자: 이경호 차장, 정재우 전문기자, 강산, 서다영, 최익래 기자


이경호(이하 이):
벌써 3개 팀이 120경기를 넘어섰습니다. 아직 한여름 같은데 페넌트레이스는 어느새 종반입니다. 최우수선수(MVP)와 최우수신인선수(신인왕)도 윤곽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신인왕은 LG 트윈스 잠수함 정우영이 가장 앞에 있죠?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은 선발 로테이션에 있기 때문에 기대가 컸는데 최근 부진하네요.


강산(이하 강): 정우영과 원태인의 2파전 양상이었는데, 원태인이 후반기 들어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정우영 쪽으로 조금 기운 모양새입니다.


정재우(이하 정): 개인성적으로나, 팀 성적으로나, 팀 기여도로나 정우영이 앞서는군요. 7월에만 부진했을뿐 꾸준한 모습이기도 하고요.


최익래(이하 최): 저도 무게추가 많이 기울었다고 생각해요. 정우영에 한 표!


서다영(이하 서): 지금 LG가 상위권에서 순위싸움을 하고 있는데 정우영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개인기록뿐 아니라 팀 성적에 대한 공을 생각하면 몇 발 앞서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 원태인에 앞서 달리는 정우영


이: 팀 성적을 생각했을 때도 정우영이 유리하네요.


강: 후반기에 무너지지 않았다면 원태인이 유리했을 텐데, 정말 한순간이네요.


정: 지금 상태로는 정우영이 멀찌감치 도망가는 모양새가 분명해요. 모든 신인 또는 신인급 선수들에게 나타나는 일관성 부족이 원태인의 최대 아킬레스건입니다. 널뛰기가 대부분인데, 전반기까지는 원태인이 잘 견뎠지만 무더위와 함께 후반기에 들어서며 부진에 빠져 안타깝습니다.


이: 원태인 아쉽네요. 고졸 선발 투수 신인왕도 가치가 굉장히 큰 건데…. 원태인과 정우영의 경쟁은 선발과 불펜이라 더 흥미로웠습니다.


최: 이정후, 강백호, 정우영, 원태인까지. 결국 이렇게 또 한 세대가 주축이 되어주겠죠?


정:
원태인은 참 좋은 공을 갖고 있더라고요. 이를테면 대학 1학년생이나 다름없는데, 볼 끝이 살아 있는 예리한 공을 던진다니 놀랍더라고요.


이: 가까이서 봤는데 하체가 정말 길어서 깜짝 놀랐어요.


정: 딱 활같이 휘는 듯한 투수의 몸이에요.


이: 맞아요. 몸에 탄력이 있는 느낌.


정: LG는 오래간만에 괜찮은 투수를 수확했어요. 외모도 준수해 팬덤이 엄청 성장하겠더라고요. 미래의 LG를 대표하는 상품이자 스타로 성장이 기대돼요.


서:
정우영은 워낙 씩씩한 성격에 마운드에서도 여유가 생긴 것 같아서 큰 무대에서는 어떨지 궁금해요.


이: 만약 정우영이 신인왕을 수상한다면, LG는 정말 오랜만에 신인왕을 배출하는 것 같습니다. 몇 해 만이죠?


서:
1997년 이병규 코치가 마지막이었습니다. 22년 만이네요.


이: 아, 적토마 이병규 코치가 마지막이었죠. 이웃 구단 두산 베어스는 그동안 신인왕을 많이 배출했는데 LG는 무려 22년이나 지났네요. LG도 그랬지만 사실 KIA 타이거즈는 30년이 넘었어요.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이 지금까지 타이거즈 역사상 유일한 신인왕입니다.


서: 세상에, 1985년이니 34년이나 됐네요.


이:
롯데 자이언츠도 굉장히 오래되지 않았나요?


최: 1992년 염종석이 마지막입니다.


이: 27년이나 지났네요. KIA와 롯데도 빨리 신인왕을 배출했으면 좋겠습니다. 3년 연속 고졸신인왕 배출이 유력한데요. 이번에는 특히 투수들이 맨 앞에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도 리그 미래를 생각 했을 때 의미가 커 보입니다.


강: 아무래도 2008년 최형우부터 2016년 신재영까지 계속 ‘중고 신인왕’의 행렬이 이어졌는데, 고교를 갓 졸업한 순수 신인왕이 계속 나온다면 고무적이라고 봐야죠.

이: LG가 몇 위로 시즌을 마칠지 모르겠지만 정우영이 첫 가을야구무대, 포스트 시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기대가 큽니다. 원태인 선수도 마지막까지 선발 로테이션에서 신인왕 경쟁을 이어주길 기대하고요. 신인왕도 그렇지만 MVP도 독주체제네요.

두산 린드블럼(왼쪽)-키움 샌즈. 스포츠동아DB

두산 린드블럼(왼쪽)-키움 샌즈. 스포츠동아DB


● MVP는 린드블럼 차지?


강: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이 워낙 압도적입니다.


정:
제리 샌즈(키움 히어로즈)도 훌륭합니다만, 린드블럼이 독보적이네요.


강: 공인구로 인한 홈런 감소 등을 다 고려해도 린드블럼의 퍼포먼스가 워낙 막강해서 누가 됐든 뛰어넘긴 쉽지 않아 보여요.


서: 20승에 온갖 지표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 있으니까요.


정:
투수 4관왕이 유력하고 게다가 승률 0.900 이상이죠. 이 모든 게 역대급 기록이니까요.


강:
투수 부문 시상하는 4개 지표(다승·평균자책점·승률·삼진)뿐만 아니라 이닝도 1위죠.


정: 린드블럼이 남은 등판에서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채 패전만 떠안는다면 양상이 달라지겠지만 현시점에선 MVP가 유력해 보입니다.


이: 린드블럼이 받는다면 2016년 더스틴 니퍼트 이후 3년 만에 외국인 선수의 MVP 수상이겠군요. 국내 선수 중에서는 대항마가 없을까요.


최: 팀 공헌도 등을 생각하면 키움 김하성이 그래도 많은 표를 받을 것 같아요.


강: 사실 투수쪽에선 린드블럼과 성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선수가 안 보이고, 타자로 가면 NC 다이노스 양의지도 있어요.


정:
양의지는 정말 아쉽네요. 부상만 아니었어도 한번 경쟁해볼 만했는데. 부상 공백기가 발목을 잡네요.


이: 지난해까지 외국인 MVP가 딱 4명(타이론 우즈·다니엘 리오스·에릭 테임즈·니퍼트) 나왔는데 그중 3명이 두산이네요. 린드블럼도 유력하고.


정: 두산이 복이 많네요.


이: 롯데와 KIA가 신인왕은 오래됐어도 MVP는 많이 배출했어요. LG는 전신 MBC 청룡을 더해도 MVP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올해도 정우영이 기분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지만 MVP는 또 양보해야겠네요.


정: 린드블럼, 샌즈. 이 친구들이 MVP 투표 1·2위 찍고 나란히 일본 가는 건 아닐까 싶네요.


이: 아 그러네요. 워낙 퍼포먼스가 좋아서요. 특히 샌즈는 공인구 변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하면서 일본에서 평가가 훨씬 더 올라갔습니다. 아무리 한국이 좋아도 연봉 경쟁이 안 되니 오퍼가 오면 고민되겠죠. 다년 계약으로 설득해야 할지….


정:
다년계약밖에는 잡을 방도가 없는 듯도 하네요.


이: 다년계약이 가능하도록 규약을 바꾼 것도 이런 상황을 대비한 건데요.


정: 일본이 용병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리그인 점은 고려요소겠지만, 다년계약과 돈뭉치 앞에 흔들리지 않을 수 없죠.


이: 그럼요. 단위가 다를 수 있고 일본에서 한두 해 잘하면 스포츠재벌이 될 수 있잖아요. 밴덴헐크도 ‘대구가 제2의 고향’이라고 행복해했지만 소프트뱅크 진출해서 4억 엔의 연봉을 받고 있죠.


강: 에이전트사에서 일본의 오퍼로 기존 구단들을 압박하겠죠. 샌즈, 린드블럼 둘 다 일본에서 성공가능성은 굉장히 높아 보입니다. 특히 포크볼 잘 던지는 외국인은 일본에서 서로 모셔가려고 난리죠.


이: 린드블럼이 포크볼을 장착하면서 일본에서 더 매력적인 투수가 됐어요. 프로의 세계지만 리그 MVP 외국인 선수가 곧장 일본 리그로 옮겨가면 좀 쓸쓸한 마음이 들 것도 같습니다.


정: 그러고 보니 5강도, MVP와 신인왕도 수도권 팀들의 잔치네요.


강: 내년에는 1위 싸움도, MVP와 신인왕도 마지막가지 치열하게 경쟁이 이어져 더 볼거리와 이야깃거리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스포츠동아 스포츠부 야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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