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은 21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29분 해리 케인의 첫 골을 어시스트했다. 시즌 첫 도움.
그러나 손흥민의 활약은 1-2 역전패로 빛이 바랬다. 후반에만 내리 두 골을 헌납하면서 무릎을 꿇었다. 올 시즌 개막 이후 토트넘은 벌써 두 번이나 졌다. EPL에서는 2승2무2패가 됐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에서 1무를 안고 있다.
아쉬운 장면은 또 있었다. VAR(비디오판독)로 취소된 추가골이다. 손흥민의 도움으로 1-0 리드하던 토트넘은 후반 22분 세르주 오리에의 추가골로 2-0을 만들 뻔했다. 그런데 VAR 결정은 달랐다. 오리에의 득점에 앞서 탕귀 은돔벨레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의 위치가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토트넘도, 손흥민도 억울한 순간이었다. 상대 수비수 조니 에반스와 사실상 동일선상에 있었다. 데일리 메일 등 영국매체에 따르면 둘의 거리는 2㎝가 채 되지 않았다. 어깨가 살짝 먼저 나가는 정도로 비쳐졌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토트넘의 상승세가 꺾이자 주도권이 레스터로 넘어갔고,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를 거절했다.
현지 전문가들의 비난은 거셌다. 영국 방송사 잉글랜드 대표팀 공격수 출신 앨런 시어러는 “VAR에서는 공이 은돔벨레의 발을 떠난 순간을 알려주지 않는다. 100% 정확하지 않다”며 비판했다. 개리 리네커는 보다 냉소적이었다. “VAR은 축구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영국 베팅업체인 ‘패디 파워’는 트위터를 통해 “VAR 심판들은 득점 과정에서 손흥민의 속눈썹이 오프사이드에 걸렸다고 판정했다”고 비꼬았다.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아르헨티나)은 “이때 우리의 득점이 인정됐다면 경기는 끝났을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축구 종가’ 영국은 상대적으로 늦게 VAR 도입을 결정했다. 스포츠의 순수함을 신기술로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토트넘의 부진 속에서 꾸준히 제 몫을 하는 손흥민이 또 다른 논란을 만들어낸 셈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