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상우 “빨래판 복근·거꾸로 매달린 채 바둑…CG? 접니다 저!”

입력 2019-11-0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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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의 한 수:귀수편’의 주연으로 나선 권상우는 “오랫동안 꿈꿔온 도전”이라며 “앞으로 더 다양한 장르에 쓰이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영화 ‘신의 한 수:귀수편’ 권상우

촬영 3개월전부터 8kg 감량하며 관리
근육질 만들기? 자존감 채우는 과정
복수를 위해 인생 모두 건 ‘귀수’ 이해
40대중반에 액션영화? 3부작 커밍 순!

“오! 권상우? 아직 날라 다니네! 10년쯤 뒤에도, 아니 60살에도 그런 말을 듣고 싶어요. 꾸준히 연마하고 나태해지지 않아야죠. 오래∼, 길게∼ 연기하고 싶어요.”

일찍이 한류 드라마 붐을 주도하고, 일본과 중국에서도 스타로 군림해온 배우 권상우(43)는 “오래오래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데뷔하자마자 곧장 스타덤에 올라 인기를 구가한 배우들이 보통 이런저런 고민과 작품 선택의 어려움 앞에 주춤할 때 권상우는 다시 속도를 냈다. 변화의 출발은 2015년 주연한 영화 ‘탐정:더 비기닝’. 2018년 후속편까지 성공으로 이끌면서 다시 한번 존재를 확인시킨 권상우가 “배우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될 작품”이라고 자신하는 영화를 7일 개봉한다. ‘신의 한 수:귀수편’(감독 리건·제작 아지트필름)이다.

개봉을 일주일 앞둔 10월3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권상우는 “‘탐정’ 시리즈로 슬럼프를 극복했다면 ‘귀수편’은 제가 오랫동안 꿈꿔온 도전”이라며 “배우로서 적지 않은 나이에 소화한 이번 작품을 계기로 좀 더 다양한 장르에서 쓰이는 연기자가 되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배우 권상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액션 장면 CG라는 말에 섭섭”

권상우는 매일 오전 거르지 않고 한 시간씩 운동을 한다. 20대 때는 조금만 움직여도 됐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어 강도 높은 트레이닝도 병행한다. 오랜 습관이지만 꼭 ‘근육질’ 몸을 만들기 위해서만은 아니라고 했다.

“꿈을 위해서 합니다. 사실 평소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도 어려워요. 운동하는 한 시간 동안은 저만의 시간이죠. 소중해요. 남들은 ‘몸 만드는 게 뭐가 그리 대단해’라고 말하지만 저한테는 그 이상의 의미입니다. 자존감을 채우고, 연기할 에너지를 얻는 과정이거든요.”

권상우는 자신과 약속을 거르지 않고 살아온 덕분에 ‘신의 한 수:귀수편’도 만났다고 내심 믿는다. 영화는 소년 귀수가 바둑으로 모든 것을 잃은 뒤 가까스로 살아남아 복수를 꿈꾸는 이야기다.

비통하게 잃은 누나와 안타깝게 떠난 스승의 복수를 위해 연마를 거듭한 귀수가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한 장면에 처음 등장하는 권상우는 보는 이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다. 상반신 근육을 드러낸 채 거꾸로 매달려 ‘빨래판 복근’을 보이면서 바둑을 두는 장면이다. 촬영 3개월 전부터 준비해 8kg을 감량한 그는 촬영을 앞두고 이틀간 물도 한 모금 넘기지 않았다고 했다. 눈을 의심케 하는 장면을 두고 ‘컴퓨터 그래픽 아닌가’ ‘와이어의 도움을 받았다’는 등 반응이 나오자, 그는 “정말 섭섭하다”면서 웃었다.

“상상도 못할 외로운 과정이었어요. 지방 촬영 땐 동네 헬스클럽 찾아다니면서 1만원씩 내고 매일 운동했어요. 개봉할 날만 기다리면서 금욕적인 생활을 했다고 할까.(웃음) 고통이었죠. 즐거운 고통.”

영화는 성장한 귀수가 자신을 둘러싼 인물들을 한 명씩 만나 ‘도장깨기’ 하듯 바둑대결을 벌이면서 복수를 이뤄간다. 복수의 키워드는 ‘신의 한 수’ 시리즈의 핵심이다. 정우성 주연의 1편 역시 바둑과 액션을 접목한 복수극으로 흥행했다. 2편 역시 비슷한 길 위에서 바둑의 세계를 더 파고든다. 만화적인 상상력, 잘 짜인 액션과 매력적인 캐릭터가 어우러져 1편의 완성도를 뛰어넘는다.

권상우는 “복수를 위해 인생의 전부를 건다는 말에 충분히 공감한다”며 “어릴 때 기억을 떠올려 봐도, 내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복수의 칼을 가는 건 현실에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배우 권상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권상우의 액션 3부작 준비”

권상우는 이번 영화에서 만난 김희원, 허성태, 김성균, 우도환 등과도 꽤 가까운 사이가 됐다. “평소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호감을 가진 배우들”이었고, 금방 친해졌다.

“아! 이렇게 연기 잘 하는 배우들이 있구나, 놀라고 부러웠어요. 막내 우도환이요? 20대만 가능한 ‘브이라인 얼굴’을 가졌더군요. 하하! 예의도 있어요. 제가 만약 여자라면…, 강동원보다 우도환! 그런 농담도 했어요.”

누구보다 인기 절정의 20대를 보낸 권상우도 간혹 그때를 떠올릴까. “돌아보지 않는 편”이라고 했지만, 이내 말을 이었다.

“예전엔 교복입는 캐릭터를 많이 해서 인터뷰에서 ‘교복 그만 입고 싶다’고 말한 적도 있어요. 지금 생각하면 교복을 입고 할 수 있는 역할이 무궁무진해요. 다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있죠. 40대 중반인 지금은, (연기하기)가장 어정쩡한 나이 같아요. 드라마도 하고 싶지만 저를 충족시키는 이야기를 못 찾겠더라고요.”

그는 요즘 “좋은 영화를 많이 하고 싶다”는 목표도 다지고 있다. “상업영화로 관객에 주는 재미”, “그 안에서 보이는 배우의 활약”,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영화”가 그 기준이다.

향후 계획도 밝혔다. 권상우는 갑자기 ‘기생충’ 속 송강호 대사를 패러디하면서 “저도 다∼ 계획이 있습니다”고 운을 뗐다. 내년에 영화 ‘히트맨’을 내놓은 뒤 웹툰 원작의 또 다른 액션영화에도 출연한다. 스스로 “권상우의 액션 3부작”이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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