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가 봉준호를 넘다”…‘기생충’ 美 박스오피스 매출 ‘설국열차’ 넘어

입력 2019-11-04 08: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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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북미 포스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북미 개봉 이후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설국열차’가 가지고 있는 북미 흥행 기록도 가뿐히 넘어서며 흥행 질주 중이다.

CJ ENM은 북미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 모조를 인용해 “‘기생충’이 현지 시각으로 11월 1일 누적 박스오피스 매출 565만 9526 달러(66억 466만 6842원)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3년에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전작 ‘설국열차’가 가지고 있던 누적 박스오피스 매출 456만 3650달러(53억 2349만 7725원)를 넘어선 기록이다. ‘설국열차’는 8개 상영관에서 개봉해 오프닝 스코어 17만 1187달러(1억 9968만 9635원)를 기록했다. 이후 상영관 수를 최대 356관까지 확장하는 등 북미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국영화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이후에도 숱한 국내외 영화제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한 ‘기생충’은 북미에서도 현지 언론과 평단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려하게 출발했다. 북미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 모조에 따르면 ‘기생충’은 지난 11일 3개 상영관에서 개봉해 오프닝 스코어 38만 4216달러(한화 4억 4818만 7964원)를 기록했다. 극장당 12만 8072달러(한화 1억 4901만 1772원)의 수익을 올린 셈. 이는 북미에서 개봉한 역대 외국어 영화의 극장당 최고 평균 매출 기록이자 미국 영화 포함 전체 영화로는 2016년 개봉한 ‘라라랜드’ 이후 가장 높은 스코어다. ‘라라랜드’는 5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스크린당 평균 수입 17만 6220달러(2억 464만 4,286원)를 기록했다.

개봉 3주차에는 ‘기생충’을 상영하는 극장 숫자가 43배 증가했다. 지난 11일 선 공개할 당시만 해도 뉴욕과 LA 3개 상영관에서만 ‘기생충’을 볼 수 있었으나, 18일 33개 관으로 한차례 확장이 됐고 개봉 3주차에 접어들어서는 129개 상영관으로 대폭 늘어났다. 이후 개봉 4주차에 접어드는 11월 1일에는 상영관 수가 463개 관까지 확장됐다. 증가한 극장 숫자만큼 박스오피스 매출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개봉 3주차를 맞은 지난 주말(25~27일) 3일간 박스오피스 매출은 182만 6424달러(21억 3052만 3596원)를 기록했는데, 이는 개봉 2주차 주말(18~20일) 박스오피스 매출 124만 1334달러(한화 14억 4255만 4241원)와 비교하면 47.1% 증가한 것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기생충’은 극장당 평균 매출에서 박스오피스 상위권 영화들을 앞서고 있다는 점이다. 신작들 공세 속에서도 박스오피스 순위 10위권을 오르내렸던 ‘기생충’은 상위 12위권 영화 중 가장 높은 극장당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주말(25~27일) 박스오피스 1, 2위를 차지한 ‘말레피센트 2’와 ‘조커’가 각각 극장당 5,110달러, 4,890달러를 벌어들였을 때 ‘기생충’은 1만 4158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기생충’ 북미 개봉 이후 관객과 평단의 반응은 호평 일색이다. 토마토 신선도로 영화 평점을 집계하는 로튼토마토가 99%로 최상의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주요 언론의 리뷰를 숫자로 환산해 보여주고 있는 메타크리틱 역시 높은 평점인 95% 기록하고 있다. 메타크리틱에서 100점을 기록한 LA타임즈는 “‘기생충’은 익살스럽게 시작해 절망에서 마무리되는데, 매 장면이 살아 숨쉬는 듯한 느낌을 주며, 관객들은 숨 쉬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집중하게 된다”고 평했다. 워싱턴 포스트와 타임도 메타크리틱에서 리뷰 100점을 줬다. 워싱턴 포스트는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가장 최신작이자 걸작이며, 올해 내가 본 최고의 영화다”고 호평했고, 타임은 “이 영화는 전세계가 공감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기생충’을 치켜세웠다.

또한 미국의 유명 비평가 A.O. 스콧은 뉴욕 타임스를 통해 “‘기생충’은 공포, 풍자, 비극을 다양하게 보여주며 한국뿐만 아니라 그 어디에도 존재하는 계급 투쟁에 관련한 날카로운 교훈을 전달한다. ‘기생충’은 올해의 영화로, 봉준호를 세기의 감독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작품이다”고 극찬했다. 버라이어티는 “봉준호가 아주 영리한 방식으로 돌아왔다. 그가 선사하는 영화는 틀림없이 아주 큰 공감을 하게 만드는데, 매우 적절하고 아주 광범위하며 너무나도 시의 적절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평가했다. 인디와이어는 “어느 순간 아찔해지고, 그 다음 순간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긴장되며, 매 순간 유쾌하다. 영화의 방향이 미세하고 매끄럽게 조정되어 관객들은 알아차리기 힘들다. <기생충>은 봉준호의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의 압축판이라고 할 수 있다”고 호평했다. 이렇듯 언론에서도 연일 <기생충>에 대한 호평을 늘어놓고 있어 당분간 ‘기생충’의 흥행세는 꺾일 줄 모르고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생충’은 5월 30일 한국 개봉을 시작으로 프랑스, 스위스, 호주, 베트남, 인도네시아, 대만, 러시아, 태국, 이스라엘, 벨기에, 폴란드, 독일 등 세계 30개국에서 개봉했다. 이중 프랑스, 베트남, 인도네시아, 호주 등 11개국에서 현지에서 개봉했던 역대 한국영화 가운데 흥행 1위 타이틀을 차지했다. 대만, 홍콩∙마카오에서는 역대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통틀어 흥행 1위를 달성했다. 지금까지 ‘기생충’이 전 세계(한국 포함)에서 기록한 박스오피스 매출의 총합은 1억 1천만 달러에 육박하는데, 북미 흥행이 상승세고 추가로 개봉 예정인 국가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월드와이드 매출액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생충’은 내년 초까지 이탈리아, 브라질, 루마니아, 네델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덴마크, 스웨덴, 멕시코, 아랍 에미레이트, 노르웨이, 핀란드, 레바논,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인도, 아르헨티나, 칠레, 영국 등에서 개봉이 예정돼 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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