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남’ 리온 윌리엄스의 생존 비결은?

입력 2019-11-22 0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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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200㎝ 이상의 신장을 바탕으로 한 빼어난 점프력, 폭발적인 스피드에 준수한 개인기술, 거기에 지치지 않는 체력까지…. 대부분의 프로농구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외국인선수의 모습이다.

울산 현대모비스의 센터 리온 윌리엄스(33)는 이상적인 외인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선수다. 센터로서는 작은 197㎝의 신장에 점프력도, 스피드도 평범하다. 심지어 공격 기술도 특출하지 않다.

모든 요소가 평범하지만, KBL을 대표하는 장수 외인 중 한명이다. 2012~2013시즌 고양 오리온에 입단한 이후 2015~2016시즌을 제외하고는 매 시즌 각 구단의 부름을 받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주 KCC와 계약을 맺은 그는 11일 트레이드를 통해 현대모비스로 이적했다. 트레이드 이후 현대모비스는 경기력이 부쩍 좋아졌는데 여기에는 윌리엄스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이적 후 4경기에서 평균 13.3점·11.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현대모비스의 유재학 감독(56)은 21일 “수비에서 리온(윌리엄스)의 움직임이 너무 좋다.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제 몫을 해주고 열심히 뛰니까 팀 전체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극찬했다.

리온은 평범하지만, 기본기만큼은 확실한 선수다. 팀을 위해 리바운드, 몸싸움을 하고 동료들에게 스크린을 걸어준다. 공격도 쏠쏠하다. 화려한 포스트업을 하거나 무리한 1대1 공격을 일삼는 모습은 거의 보기 어렵다. 동료들의 패스를 받아 넣고 간결한 중거리 슛으로 득점을 올린다. 적은 볼 소유로 확률 높은 공격을 하는 실속 있는 득점원이다. 이는 기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윌리엄스의 공격점유율은 24.6%로 20명의 외인 중 19위지만, TS%(2점슛, 3점슛, 자유투를 종합한 공격효율)는 61.5%로 1위다.

윌리엄스는 자신의 롱런 비결에 대해 “감독님들이 원하는 역할을 잘 이해하고 있고 그 팀에 잘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속 부름을 받는 다는 것은 결국 내가 좋은 선수라는 의미 아니겠나”라며 환하게 웃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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