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김단비. 사진제공 | WKBL
인천 신한은행의 베테랑 포워드 김단비(29)는 지난 시즌까지 ‘외로운 에이스’였다. 그를 도와줄만한 조력자가 없어 혼자 본연의 역할인 득점은 기본이고 리바운드, 어시스트, 상대 주요선수 수비까지 도맡아야 했다.
이는 기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2018~2019시즌 정규리그에서 김단비는 평균 15.32점·6.25리바운드·5.8어시스트·1.11스틸·0.79블록슛을 기록했는데 득점, 어시스트는 팀내 1위, 리바운드, 스틸, 블록슛은 팀 내 2위였다. 김단비 혼자 북치고 장구 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뜩이나 상대 견제가 심한 상황에서 공수에 걸쳐 부담이 크다보니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반복됐다. 2점슛 성공률이 42.4%, 3점슛 성공률이 27.3%에 그친 것도 체력적인 영향이 크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김단비의 부담이 확 줄었다.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2일까지 6경기에 출전해 평균 12.67점·4.67리바운드·5.00어시스트·0.50스틸·1.33블록슛을 기록 중이다. 블록슛을 제외한 모든 기록이 조금씩 하락한 대신 2점슛 성공률은 45.3%, 3점슛 성공률은 35.3%로 증가했다. 부담이 줄면서 다시 효율적인 득점원이 됐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베테랑 한채진(35)의 가세가 큰 몫을 차지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 신한은행에 합류한 한채진은 정규리그 7경기에서 12.43점·4.43리바운드·3.86어시스트·1.71스틸을 기록하면서 김단비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있다. 한채진의 가세로 체력부담을 던 김단비는 적극적으로 블록슛에 가담해 림 프로텍터 역할을 할 여력이 생겼다. 기록에서처럼 공격 시 정확도가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김단비는 “채진 언니 덕분에 부담이 많이 줄었다. 언니가 궂은일을 다해주고 경기를 풀어주기도 한다. 지난시즌까지는 혼자 공 몰고 수비 견제를 당하느라 너무 힘들었는데, 올 시즌에는 여러모로 편하게 농구하고 있다. 심지어 코너에 서서 쉬어갈 때도 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