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대박’ S더비, 그 뒤에 숨겨진 땀방울

입력 2019-12-2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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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SK가 수차례 회의를 거쳐 함께 기획한 ‘성탄 S더비’는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관중이 들어차는 흥행 속에 성공적으로 열렸다. 프런트부터 장내 아나운서까지 구성원들의 숨은 노력이 모여 만든 결실이다. 2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합동 공연을 펼치는 양 팀 선수들의 모습.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성탄절인 25일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는 뜨거운 열기를 뿜었다. 경기가 열린 인천삼산월드체육관(인천 전자랜드-부산 KT), 울산 동천체육관(울산 현대모비스-원주 DB), 잠실학생체육관(서울SK-서울 삼성)에는 총 1만9345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특히 서울 라이벌 SK와 삼성의 ‘S더비’가 열린 잠실학생체육관에는 7634명이 몰렸다. 올 시즌 개막 이후 한 경기 최다 관중이다. 경기 종료 직전에서야 승패가 가려지는 접전 승부가 이어진데다 풍성한 이벤트까지 펼쳐져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두 배의 즐거움을 누렸다.

S더비의 흥행에는 SK와 삼성 구단 프런트들의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프로농구는 매 시즌 팀간 6번의 맞대결을 펼친다. SK와 삼성 프런트들은 6번의 S더비에서 특별한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시즌 개막 이전부터 수차례에 걸쳐 함께 회의를 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SK 장지탁 사무국장은 26일 “S더비가 잘 이뤄지고 있는 것은 양 팀이 각자의 이익보다는 ‘좋은 농구 이벤트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을 잘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최진영 국장에게 ‘삼성이 부족할 때는 우리가 보태고, 우리가 부족할 때는 삼성이 보태서 하면 된다’고 말했다. 직원들 간에도 이야기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크리스마스에 펼쳐지는 ‘성탄 S더비’는 메인이벤트다. 다른 경기에 비해 비중이 높은 경기이다 보니 예산도 많이 들어간다. 홈팀 SK는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한 달여 전부터 스폰서의 협조를 구해왔다. 또한 양 팀 치어리더들은 합동공연, 선수들은 하프타임 공연을 위해 별도의 시간을 내 연습까지 했다.

이번 ‘성탄 S더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SK의 장내아나운서인 박종민 씨(41)다. 2001년부터 SK 장내아나운서를 맡아온 그는 25일 부친이 위독한 상황이었다. 부친의 곁을 지키느라 경기 전 리허설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박 장내아나운서는 경기 직전에야 도착했다. 그는 양 팀이 공들인 큰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부친이 생사를 오가는 상황에서도 평소답게 흥을 높이면서 경기를 진행했다. SK는 박 장내아나운서가 자리를 비울 상황까지 고려해 대체 장내아나운서를 미리 섭외 해두기도 했다. SK 관계자는 “모든 상황을 몇 번씩 확인해도 불안한 마음이었다.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했고 관중들이 경기장을 가득 채워주신 덕분에 잘 끝난 것 같아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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