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스토리] KT 강백호가 2019년 처음 맛본 세 가지, 시야가 달라졌다

입력 2020-02-0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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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훈련 중인 강백호. 사진제공 | KT 위즈

타격 훈련 중인 강백호. 사진제공 | KT 위즈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도약하는 데 두 시즌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2년이라는 시간은 다양한 걸 경험하기에 물리적으로 부족하다. 2019년 세 가지 ‘야구인생 처음’을 맛본 강백호(21·KT 위즈)의 시야가 달라졌다.

●‘튼튼한 몸’에 처음 난 상처

프로 입단을 앞둔 시점 강백호에게 스스로의 장점을 묻자 “튼튼한 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아마추어 시절 투타 겸업을 시도하며 화제를 모았는데 몸에 별다른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25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수비 도중 오른 손바닥 자상을 입었다. 사직구장의 낡은 펜스 구조물이 문제였다. 손바닥 5㎝가 찢어지며 43일간 회복에 매진해야 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만난 강백호는 “야구인생 첫 부상이었다. 수술 자체가 처음이라 당황하긴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벤치는 강백호에게 낯선 자리였다. 자연히 몸 관리의 소중함을 느꼈다. 지난해 시즌 준비 시점보다 이미 3㎏ 정도를 감량했는데, 추가 다이어트를 꾀하고 있는 이유다.

●KS 직관, 갈증을 더욱 키우다

KT는 지난해 시즌 막판까지 5강 싸움을 펼쳤다. 비록 마지막 한두 걸음이 부족해 6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5할 승률이라는 소기의 목적도 달성했다. 창단 후 최고의 한 해였다. 하지만 강백호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가을야구, 특히 한국시리즈 무대를 지켜보며 갈증은 더욱 커졌다. 아마추어 시절도 해보지 않았던 포스트시즌(PS) 직관을 두 차례나 했다.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맞붙은 한국시리즈 1, 3차전을 현장에서 봤다. 강백호는 “가을야구를 한다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 팀원들 모두가 올해 PS를 생각하고 있다. 팀 전력이 정말 좋다. 분명히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태극마크, 언제나 그리는 목표

시즌 후에는 ‘2019 WBSC 프리미어12’ 엔트리에 당당히 뽑혔다. 주전으로 나서진 못했지만 대타로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야구 세대교체의 기수라는 평가가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두 차례 삼진을 통해 성장할 방향도 확실히 잡았다. 인앤아웃 스윙을 장착하며 한 층 높은 수준의 투수들에게도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다.

수비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민병헌, 박건우 등 수비 좋은 외야수들에게 과외를 받기도 했다. 차우찬이 건넨 “사람은 내일 당장 무슨 일이 날지 모른다. 오늘 경기에 최선을 다하며 후회를 남기지 말아라”는 말도 가슴에 새겼다. 강백호에게 2019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의 한 해였다.

투손(미 애리조나주)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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