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 K리그의 고민, 떨어진 동력을 되살려라

입력 2020-03-31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코로나19로 프로축구 K리그가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K리그1 구단 대표자회의가 열렸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리그는 뜨거운 2019 시즌을 보냈다. 우승 경쟁도 치열했고, 강등과 승격이 맞물린 순위 다툼도 시즌 내내 땀을 쥐게 했다. 그러나 여운은 지속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지구촌 스포츠는 올 스톱됐다. 각국 리그가 멈췄고, 2020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선수권(유로2020)과 2020 도쿄올림픽 등 메이저 국제대회 역시 1년 연기됐다.

K리그도 안전지대가 아니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2경기씩만 소화했을 뿐, 2020 시즌은 첫 발도 내딛지 못했다. 클럽하우스와 훈련장이 폐쇄되는 유럽만큼은 아니지만 정상 스케줄과 분명 거리가 멀다.

전 세계로 빠르게 번진 전염병 사태로 큰 타격을 입은 K리그 구성원들이 가장 아파했던 것은 모처럼 찾아온 ‘축구의 봄’을 이어갈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지난해의 여운은 완전히 사라졌고 새롭게 판을 깔아야 할 처지가 됐다.

물론 K리그는 그 어떤 것도 건강과 안전을 대신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각 구단들은 정부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철저히 발을 맞추면서 언젠가는(?) 시작할 정규리그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기다림이라는 아주 단순한 작업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선수단 분위기가 나쁜 것은 아니나 긴장감이 떨어졌다. 겨우내 만든 리듬과 컨디션도 가라앉았다. 이에 떨어진 동력 끌어올리기가 시즌 개막까지 남은 기간 각 구단들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뚜렷한 방법도 없다.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기 위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역 간 이동이나 타 팀과의 연습경기를 불허했다. 이에 서로 가까운 지역을 연고로 둔 K리그1 전북과 K리그2 대전 시티즌은 홈 & 어웨이 형식의 실전 시리즈를 계획했다가 포기하기도 했다.

현재로선 팀 자체경기가 유일한 답인데 서로를 워낙 잘 알고 있다보니 긴장감도 떨어지고 실질적인 소득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A구단 고위 인사는 30일 “동기부여가 없다. 정확히 어느 시점을 목표로 몸을 깨워야 할지조차 나오지 않아 많이 답답해하고 혼란스러워 한다. 1일 1~2회 훈련도 맥이 풀렸다. 단조로운 틀을 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씁쓸해했다.

고민은 또 있다. 팬들의 동기부여다. 화창한 봄날의 축구를 잃어버린 이들도 지쳐있기는 매한가지다. 이 가운데 K리그1 수원 삼성과 K리그2 제주 유나이티드는 자체경기를 온라인 채널로 생중계했다. 선발 라인업을 발표하고, 임시 캐스터와 해설자까지 불러 실제 TV 축구중계처럼 진행했다. 물론 영상이 살짝 흔들리고, 화질이 말끔하지 않은 아쉬움이 있었으나 시도만으로 갈채를 받을 만 했다. 전력 노출과 현 시점의 선수 몸 상태가 공개되긴 했어도 그 이상의 효과를 얻었다는 평가다. B구단 관계자는 “수원, 제주의 노력이 좋았다. 스킨십 일부다. 축구를 갈망하는 팬들의 분위기를 확인한 계기도 됐다”고 칭찬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