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성’ 임오경, 또 한번의 ‘우생순’ 만들다!

입력 2020-04-16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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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임오경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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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핸드볼의 감동 실화를 다룬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의 실제 주인공 임오경(49) 전 서울시청 감독이 국회에 입성했다.

임 후보는 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경기 광명갑 후보로 출마해 47.6%의 득표율로 2위 양주상 후보(36.9%·미래통합당)를 10% 넘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임 당선자는 이번 총선 지역구에 출마한 유일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지역구 의원으로는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당선된 문대성(44·태권도)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이후 처음이다.

임 당선자는 한국여자핸드볼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고교 2학년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단 뒤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1개(1992년 바르셀로나)와 은메달 2개(1996년 애틀랜타·2004년 아테네)를 따냈다.

특히 400만 관객이 든 영화 ‘우생순’을 통해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우생순’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한국여자핸드볼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 덴마크와의 결승전은 편파판정 논란 속에서도 무려 19차례나 동점을 주고받으며 손에 땀을 쥐게 한 명승부였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핸드볼 얘기가 아니었다. 감동적인 인간 드라마였다. 비록 2등이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도 포기하지 않은 우리 선수들의 끈기와 투혼에 갈채가 쏟아졌다. 그동안 1등만 바라봤던 국민들은 최선을 다한 2등에게도 격려와 함께 따뜻한 시선을 보냈다.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조금이나마 떨쳐낼 수 있었던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이 결혼과 출산으로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에 복귀한 임 당선자다.

그의 도전에는 멈춤이 없었다. 운동도, 공부도 줄기찼다.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었던 국내 무대를 뒤로 하고 1994년 해외로 눈을 돌렸다. 일본으로 건너가 선수는 물론이고 지도자를 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타고난 재능과 악바리 근성으로 일본에서도 정점을 찍었다. 일본무대를 평정하고 국내로 돌아온 2008년에는 여성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실업팀(서울시청) 지휘봉을 잡았다. 학구열 또한 뜨거웠다. 운동을 하면서도 책을 놓지 않았다. 한국체육대학교에서 박사학위(논문 제목 : 지도자들의 구술사와 현상학적 분석으로 본 한국여자핸드볼)를 받고 후배들을 가르쳤다.

이번 도전 무대는 정치다. 정치인으로 변신한 것은 올 1월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문화·체육계 인사로 그를 영입했다. 그는 “국민께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다”며 “코트에서 쓰러진 동료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줬듯 고단한 국민의 손을 잡겠다”는 출사표를 냈다. 비례대표보다는 지역구를 택했다. 전략공천을 받은 곳이 광명갑이다. ‘광명을 스포츠·레저·문화·예술 인프라가 조성된 명품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총선에 뛰어든 그는 스포츠에서처럼 마침내 또 한번의 드라마를 썼다. 당선 후 그는 “그간 제가 흘린 땀방울이 정직하게 금메달로 드러났듯이 국회와 광명시에서도 제가 흘린 땀방울을 통해 광명 발전의 성과를 가져오겠습니다”며 소감을 밝혔다.

한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을 지도했던 이용 전 총감독(42)도 금배지를 달았다.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로 나선 이 전 감독은 후보 18번으로 당선됐다. 이 당선자는 평창올림픽에서 스켈레톤 윤성빈의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봅슬레이 4인승의 공동 은메달 등 한국동계종목이 최고의 성적을 내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체육학 박사이자 스포츠 정책전문가인 그는 현재 봅슬레이·스켈레톤 국제연맹 스포츠 위원이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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