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2. 사진제공|KLPGA
김지영이 28일 경기 포천힐스CC(파72)에서 열린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0’(총 상금 7억 원) 최종일 경기에서 2차 연장 승부 끝에 박민지를 따돌리고 우승상금 1억4000만 원을 차지했다. 4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기록한 김지영은 6타를 줄인 박민지와 나흘간 합계 18언더파로 동률을 이룬 뒤 18번 홀(파5)에서 펼쳐진 플레이오프에서 우승 감격을 누렸다. 2차 연장에서 박민지가 세 번째 샷 만에 그린에 올라오자, 이미 투 온에 성공한 김지영은 약 6m 거리의 챔피언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기나긴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김지영은 13언더파 공동 2위, 박민지는 12언더파 공동 5위로 최종 라운드를 함께 출발했다. 둘은 똑같이 전반에 버디만 4개를 기록하며 선두권으로 치고 나갔다. 박민지가 10번 홀(파5)에서 보기로 주춤하면서 둘의 간격은 2타 차로 벌어졌지만, 12번 홀(파4)에서 김지영이 보기를 기록하고 박민지가 버디를 잡으면서 단숨에 동률이 됐다. 둘은 13번 홀(파5)에서 나란히 버디를 잡으며 챔피언조에서 뒤늦게 힘을 내던 이소미(21·SBI저축은행)를 다시 1타차로 따돌렸다. 희비가 재차 엇갈린 것은 파3 14번 홀. 김지영이 약 15m 롱 버디퍼트를 홀에 떨어뜨리며 다시 1타 앞서 도망갔다. 18번 홀에서 둘의 희비가 또 엇갈렸다. 김지영의 버디 퍼트는 아쉽게 홀 앞에서 멈췄고, 박민지의 약 3.5m 버디 퍼트는 홀 컵으로 빨려 들어가며 연장 승부가 확정됐다. 18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면 연장 승부 합류가 가능했던 챔피언조의 이소미가 보기에 그치면서 김지영, 박민지 둘 만의 진검 승부가 성사됐다.
2017년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통산 2승에 성공한 김지영은 지난해 준우승만 4번 차지하는 등 무려 9번이나 2위에 올라 ‘준우승 전문가’란 아픈 별명에 시달려야 했다. 3년여 만인 1142일 만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진한 눈물을 흘린 김지영은 “사실 준우승만 많이 하다보니 그동안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너무 욕심만 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힘들었다”면서 “다행히 꾸준히 멘탈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았고, 이번 대회는 너무 즐겁고 재미있게 플레이했다”고 밝혔다. 모처럼의 우승으로 그동안 마음고생을 한 부모님께서 가장 기뻐하실 것 같다고 말한 김지영은 “지난 주 (유)소연 언니(30·메디힐)가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좋은 기운이 너에게 갔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며 “진심으로 응원해준 최혜진 프로(21·롯데)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포천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