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 놓치면 어때? 요키시·정찬헌, 그 자체로 빛나는 걸!

입력 2020-06-28 1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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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키시·정찬헌. 스포츠동아DB

대기록을 아쉽게 놓친 순간 지은 넉넉한 미소. 단지 허탈함에서 나오는 웃음은 아니었다. 기록과 무관하게 개인과 팀 모두에게 ‘꽃길’을 깔아주고 있으니 나오는 자신감의 징표였다. 에릭 요키시(31·키움 히어로즈)와 정찬헌(30·LG 트윈스)의 웃음이 특별했던 이유다.

27일 KBO리그에선 대기록 2개가 아깝게 무산됐다. 요키시는 27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2-0 승)에서 6회까지 단 한 명에게도 1루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7회 2사 후 프레스턴 터커에게 2루타를 내주며 아쉽게 KBO리그 최초의 퍼펙트게임을 놓쳤다. 최종 성적은 8이닝 1안타 5삼진 무실점. 정찬헌은 같은 날 인천 SK 와이번스전(3-0 승)에서 9회 1사까지 노히트 피칭을 이어갔다. 그러나 SK 김경호가 좌전안타를 때려내며 2000년 송진우(전 한화 이글스) 이후 20년만의 토종 노히트노런 대기록이 무산됐다.

요키시와 정찬헌 모두 기록이 깨진 순간 여유있는 미소를 지었다. 정찬헌은 포수 유강남에게 “뭐가 아쉽나. 팀이 이기면 된다”고 말하며 오히려 긴장을 풀어줬고, 요키시도 8회까지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완수했다. 둘 모두 팀 승리를 이끌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했다.

이들은 실제로 이날 경기뿐 아니라 개막 이후 줄곧 팀 마운드의 중심을 잡고 있다. 요키시는 외국인 원투펀치 파트너 제이크 브리검이 빠진 상황에서도 10경기에서 7승2패, 평균자책점(ERA) 1.42로 펄펄 날고 있다. ERA 전체 2위로 키움의 확고부동한 에이스다. 뒤늦게 선발진에 합류한 정찬헌은 6경기에서 4승1패, ERA 2.56으로 준수하다. 철저한 관리의 명분을 증명하며 개인 첫 완봉승 기록까지 챙겼다. 키움과 LG는 상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이들의 지분은 상당하다.

비록 대기록은 날아갔지만 이들의 지금 발걸음 하나하나가 기록이고, 상당한 의미를 남긴다. 정찬헌과 요키시는 그 자체로 빛나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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