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의 8연승으로 선두질주, NPB 지바 롯데 성공시대

입력 2020-06-30 1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구치 감독. 사진 ㅣ 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 마린스는 이승엽 KBO 홍보대사(이승엽야구장학재단 이사장)와 김태균(한화 이글스)의 전 소속팀으로 잘 알려져있다. 실제로 이 이사장(2005년)과 김태균(2010년)이 2000년 이후 두 차례 팀의 일본시리즈 우승에 모두 기여했기에 더 친숙하다.

그러나 2011년부터는 세 차례 퍼시픽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한 것이 전부였다. 일본시리즈 진출은 전무했다. 그러다 보니 하위권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특히 2017년에는 0.383(54승2무87패)의 승률로 압도적인 최하위(6위)를 차지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2018시즌부터 부임한 스타플레이어 출신 이구치 다다히토 감독도 지난 2시즌 동안 팀의 PS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

올 시즌은 다르다. 19일 개막전에서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패했지만, 28일 오릭스 버펄로스와 홈경기까지 이후 8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당당히 퍼시픽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팀의 8연승도 2013년 이후 7년만이다. 팀 타율(0.241)은 퍼시픽리그 3위에 불과하지만, 팀 평균자책점(ERA) 2.61과 도루(13개)는 센트럴리그 6개 팀을 포함해도 당당히 1위다. 야마카와 호타카(세이부 라이온즈)와 야나기타 유키(소프트뱅크 호크스), 야마다 데쓰토(야쿠르트 스왈로즈) 같은 일본 대표급의 타자가 버티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수 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디테일을 앞세워 상대를 압박하고 있다.

도루 부문 선두 오기노 다카시(5도루)와 3년차 와다 코시로(4도루)의 주루 센스를 십분 활용하면서 장타력을 지닌 이노우에 세이야, 브랜든 레어드, 나카무라 쇼고의 클러치능력을 살리니 득점 확률은 그만큼 높아졌다. 이들 세 명은 나란히 퍼시픽리그 타점 부문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팀의 핵심 타자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구치 감독도 기존에는 주전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었지만, 이제는 보유한 자원을 십분 활용하는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28일에는 NPB 최고의 선발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는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를 상대로 5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보였고, 27일에는 올해 신인 사토 토시야가 끝내기 안타를 터트리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팀의 얼굴이나 다름없던 내야수 스즈키 다이치가 FA를 통해 라쿠텐 골든이글스로 이적했지만, 당장 큰 공백은 느껴지지 않는다.

마운드는 그야말로 환골탈태라는 표현이 딱 맞다. 특히 선발진의 퍼포먼스가 눈부시다. 올 시즌 선발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린 5명 가운데 한 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경험한 이는 이시카와 아유무와 프리에이전트(FA)를 통해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이적한 미마 마나부의 2명뿐이다. 이들은 나란히 2경기에 선발등판해 퀄리티스타트 한 차례씩 포함 ERA 3.00(12이닝 4자책점)을 기록하며 클래스를 입증하고 있다.

나머지 선발진도 지금까진 크게 문제없다. 지난해 선발과 구원을 오가던 타네이치 아츠키는 2경기에서 모두 QS를 기록하며 1.38의 ERA를 기록했다. 최고구속 150㎞대 중반의 강속구와 낙폭이 큰 포크볼의 조합이 일품인데, 겨우내 체력 강화에 힘쓴 덕에 선발진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2019시즌 5승3패, ERA 3.64를 기록했지만, 시즌 막판 베이스커버 과정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해 순위싸움에 힘을 보태지 못했던 이와시타 다이키, 2년차 좌완 오지마 카즈야 등도 언제든 힘을 보탤 수 있는 자원이다.

마무리투수 마스다 나오야(3세이브)와 사이드암 토조 타이키를 필두로 외국인투수 프랭크 허먼, 제이 잭슨 등이 지키는 필승계투조도 튼튼하다. 대기만성형인 6년차 오노 후미야의 퍼포먼스도 큰 힘이다. 1군에 동행하는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 1순위 사사키 로키의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을 끄는 상황에서 팀의 상승세는 인기구단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사사키는 지난해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를 통해 존재감을 뽐낸 영건으로 최고구속 164㎞의 강속구를 지녀 화제가 됐다.

이구치 감독은 ‘닛칸스포츠’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덕분”이라며 “포기하지 않고 매번 끝까지 싸워주고 있다. 앞으로도 제대로 붙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