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김벼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탁월한 개인기를 갖춘 것도, 또 화려한 플레이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위협적이다. 무서운 주력으로 그가 침투하면 상대 수비는 균형을 잃는다. 에워싼 수비수들을 어깨로 툭툭 치며 공간을 열어젖힌다.
K리그1(1부) 부산 아이파크 김병오(31)는 ‘에너자이저’로 불린다. K리그2(2부) 수원FC에서도 함께 한 조덕제 감독은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김병오를 데려왔다. 힘과 스피드가 워낙 좋다보니 승격팀 부산에서도 빠르게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9라운드까지 마친 ‘하나원큐 K리그1 2020’에서 김병오는 8경기를 소화했다. 거칠고 투박한 윙포워드인 그에게 많은 전문가들은 “K리그에 가장 이상적인 날개”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고, 여름이적시장을 맞이한 많은 팀들이 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돌고 돌아온 K리그1 무대. 30일 전화통화 속에서 김병오의 의지는 분명했다. “부산은 올해 승격했다. 강등 후 제 자리로 돌아오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다. 팬들의 간절함을 잘 알고 있다. 단순히 잔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연히 스스로 장점을 극대화하려 한다. 저돌적이고 강한 축구를 통해 상대가 두려워하는 존재로 기억되고 싶다. “여전히 부족하다. 수비수를 위축시키는 것이 내 역할이다. 더 강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당연히 1대1 상황은 누구보다 자신이 있다. 여러 다양한 찬스를 엮어낼 수 있다는 굳은 믿음도 있다. 어쩌면 아주 당연하다. 수비수들을 2명 이상 유인하는데, 기회가 열리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많지 않은 공격 포인트다. 주로 왼 측면에 배치돼 토종 스트라이커 이정협과 2선 공격수 호물로를 돕는 역할에 충실해야만 하는 영향도 크지만, 어시스트 1개는 공격수로서 만족하기 어렵다.
부산은 1승5무3패(승점 8)로 11위인데, 8골에 그친 빈약한 화력이 특히 안타깝다. 김병오도 이를 의식한다. “문전 앞 빈약한 골 결정력은 분명한 단점”이라고 인정한 그는 틈날 때마다 슛 연습을 하며 감각을 키우고 있다.
실업축구 울산현대미포조선에서 출발한 김병오는 2013년 FC안양에 입단해 프로무대를 밟았고 충주 험멜~상무~수원FC를 거쳐 부산에 정착했다. K리그 통산 기록은 137경기에서 19골·11도움.
김병오는 “경기력을 한층 업그레이드해 축구선수로서 가치 상승도 이뤄보고 싶다. 자신이 만족해야 꿈을 이룰 수 있다. 팀과 개인의 목표를 모두 달성시키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