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10대’ 김주형, “세계랭킹 1위 찍고 싶어”

입력 2020-07-04 16: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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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 사진제공|KPGA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가서 세계랭킹 1위를 찍고, 4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하고 싶다.”

한국 남자골프 유망주 김주형(18)이 자신의 진가를 맘껏 과시했다. 그야말로 ‘무서운 젊은 피’의 힘을 보여줬다. 전도유망한 10대답게 당찬 포부도 곁들였다.

김주형은 4일 경남 창원의 아라미르 골프 앤 리조트 미르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020년 개막전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총상금 5억 원·우승상금 1억 원)’ 3라운드에서 9타를 줄이며 1~3라운드 합계 17언더파 199타, 단독 1위로 올라섰다.

1라운드 3언더파, 2라운드 5언더파를 기록하며 낯선 코스와 국내 잔디에 적응을 끝낸 덕분인지 3라운드 들어 본격적으로 기량을 뽐냈다. 2번 홀(파5)부터 6번 홀(파4)까지 5개 홀에서 이글 1개(파 5 5번 홀)와 버디 4개를 뽑아내는 등 가공할만한 몰아치기 능력을 보여줬다. 이글 1개, 버디 8개, 보기 1개로 총 9타를 줄였다.

2002년 6월 21일생인 그는 현재 세계랭킹 127위로 이번 대회에 나선 156명 중 최연소이자 세계랭킹이 가장 높다.

서울에서 태어난 뒤 호주에서 살던 5살 때 처음 골프채를 잡고, 필리핀에 거주하던 11살 때 본격적으로 골프에 입문했다. 태국에서 2018년 아시안투어에 데뷔하며 프로생활을 시작하는 등 어렸을 때 한국을 떠나 그동안 줄곧 해외에서 생활하다 올 3월 국내에 다시 정착했다.

지난해 아시안투어의 2부 격인 아시안 디벨롭먼트 투어(ADT)에서 3승을 거두고 11월 아시안투어 파나소닉 오픈에서 역대 두 번째 최연소인 17세 149일로 우승하는 등 일찌감치 이름을 날렸다. 올 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싱가포르 오픈에서 단독 4위에 올라 올해 디오픈 출전권도 따냈다. 비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디오픈이 취소되면서 출전은 무산됐지만, PGA 투어에 진출하는 한국인 선수만 후원하는 CJ대한통운과 올 초 3년간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기도 했다.

코로나19 탓에 올 시즌 KLPGA 투어에 주력할 예정인 김주형은 “초반에 리듬이 좋았다. 후반 마지막에 좀 아쉬운 게 있었지만 그래도 무너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퍼터가 초반에 워낙 잘 떨어져서 좋은 성적이 났다”고 밝혔다.

“선수 입장에서 당연히 우승하고 싶다. (2라운드가 끝나고 어제 자기 전에) 무빙데이니까 타수 줄여보자고 생각했는데, 오늘 잘해서 (우승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만들어졌다. 내일 한 샷 한 샷, 최선을 다하겠다”며 KLPGA 데뷔 무대에서 우승을 노리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세계랭킹 300위 이내 선수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김주형이 만약 우승까지 거머쥐게 되면 코리안투어 데뷔전 우승과 함께 만 18세14일로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프로신분 기준)을 다시 쓰게 된다. 종전 기록은 2011년 10월 30일 NH농협오픈에서 우승한 이상희의 19세6개월10일. 아마추어 신분 역대 최연소 우승은 김대섭이 1998년 코오롱배 제41회 한국오픈에서 작성한 17세2개월20일이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290야드 정도 나가는 편”이라고 밝힌 그는 “드라이버나 아이언, 숏게임 모두 다 엇비슷하다.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꾸준한 편이다. 찬스 올 때 확실히 잡는 스타일”이라며 “게임 매니지먼트에 강한 편이다. TV 중계로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어떻게 하는지 느끼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디 오픈이 취소된 것에 대해 “서운했지만 더 열심히 준비해 내년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뒤 “PGA 투어에 가서 세계랭킹 1위를 찍고, 4개 메이저대회에서 다 우승하고 싶다”며 가슴 속에 품어둔 큰 꿈도 털어놨다.

창원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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