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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혁 키움 히어로즈 감독(47)은 5일 수원 KT 위즈전에 앞서 이같이 말하며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에 올린 김혜성의 수비를 칭찬한 직후였다.
손 감독은 투수 출신이다. 투수는 어떤 식으로든 수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상대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지 않는 이상 수비의 도움을 받아야 인플레이 타구의 아웃카운트를 늘릴 수 있다. 투수의 입장에서 팀을 바라보면,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에게 애착이 가는 것은 당연지사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지만, 마운드와 수비는 한 번 구축하면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는 야구계의 정설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손 감독은 “내가 투수 출신이다 보니 수비를 잘하면 예뻐 보인다”며 “수비에 집중하는 선수들이 많은 것은 그만큼 팀이 강해지는 과정이라는 의미”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예를 들면 투수들은 마운드에 올라갈 때 상황이 각기 다르다. 해당 상황에 가장 잘 던지는 투수가 올라가는 것이고, 실점하면 우리 팀이 다 같이 실점하는 것이다. 투수가 수비력에 의심을 가지면 불안해지고, 불안한 상태로 마운드에 오르면 제대로 된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경험에서 우러난 뼈 있는 메시지였다.
장영석(KIA 타이거즈)과 맞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외야수 박준태를 중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야수비도 대단히 중요하지만, 외야에선 하나의 실책이 대량실점으로 이어지곤 한다. 처리할 수 있는 타구에 확실히 아웃카운트를 늘리는 안정감이 매우 중요한데, 박준태는 그 안정감을 갖췄다. 손 감독은 “(박)준태는 우리 팀에서 가장 안정된 수비를 하는 외야수라고 본다”며 “외야수는 공격적인 수비보다 안정감을 추구하기에 차분함이 필요하다. 박준태가 그렇다. 지금의 활약에 만족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