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 관련 조치상황, 향후 계획’ 회의가 열렸다.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의 고(故) 최숙현 선수 가혹행위 가해혐의자들 중 1명인 운동처방사 안주현 씨(45)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2일 안 씨에게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및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안 씨는 의사 면허나 물리치료사 자격증 없이 운동처방사 2급 자격증만으로 경북 경산시 한 의원의 물리치료실에서 근무했고,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주장인 장윤정의 소개로 팀 창단 이듬해 팀 닥터로 합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 등에게 “미국에서 의사 면허를 땄다”고 한 뒤 의료행위를 하고, 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를 명백한 무면허의료행위로 보고 있다.
그뿐 아니라 최 선수를 비롯해 여러 선수를 상대로 폭행 및 폭언 등의 가혹행위를 한 것은 물론 여자선수들을 성추행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이에 전 봅슬레이·스켈레톤대표팀 감독을 지낸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의 도움으로 최 선수의 동료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씨와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 주장 장윤정 등의 만행을 폭로했다.
구속영장 신청에 앞서 경찰은 10일 오전 11시부터 안 씨의 주거지(대구 북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잠적했던 안 씨를 체포했고, 압수수색을 통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이틀간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한 결과 안 씨는 대체로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 선수 가혹행위 전담수사팀을 광역수사대 4개 팀으로 확대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전·현직 선수들로부터 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한 선수들은 15명 이상이다.
경찰은 중복수사 등으로 인한 피해선수들의 불편과 인권침해를 방지하고 신속한 수사 진행을 위해 대구지방검찰청 특별수사팀과 긴밀히 공조체계를 구축하고 수사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피해선수들에 대한 심리상담 등 보호활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