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모두 완벽, 7월의 미친남자 허경민을 누가 말릴까

입력 2020-07-2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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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허경민. 스포츠동아DB

그야말로 ‘미친 남자’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두산 베어스 허경민(31) 얘기다. 2차례 부상자명단(IL)에 오르며 흐름이 한풀 꺾이는가 싶었지만, 거짓말처럼 반등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7월 타격 페이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허경민은 19일까지 7월 15경기에서 타율 0.508(59타수 30안타)에 8타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는 2루타 3개가 전부지만, 탁월한 콘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적재적소에 팀이 필요로 하는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두산이 7월에도 10승 6패로 선전하며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비결 중 하나가 바로 허경민의 퍼포먼스다. 올 시즌 타율도 0.381(176타수 67안타)이다.

수비부담이 큰 3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상당하다. 주전 유격수 김재호가 왼쪽 어깨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허경민은 전혀 흔들리지 않고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 2016년 9월 이후 4년만의 유격수 출장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총 43차례 수비 상황에서 내야안타 3개를 제외한 모든 타구를 아웃카운트로 연결했다. 타구처리율은 93.02%에 달한다. 그만한 센스를 갖추고 있기에 가능한 결과다.

특히 7월에는 기존 포지션인 3루수보다 유격수로 더 많은 경기를 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격수 선발출장 시 0.459(37타수 17안타)의 고타율을 자랑했다. 자리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으니 김태형 두산 감독도 큰 고민을 덜었다. 7월 득점권 성적도 21타수 14안타로 타율로는 0.667에 달한다. 표본이 많진 않지만, 기회가 오면 무조건 믿을 수 있는 카드라는 뜻이다.

KBO리그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2012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허경민의 7월 타율은 0.285(404타수 115안타)였다. 5월(0.310·532타수 165안타)과 6월(0.301·478타수 144안타)에 한창 타격감을 끌어올린 뒤 7월은 잠시 쉬었다가 8월(0.309·408타수 126안타) 들어 살아나는 그래프를 그렸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다르다. 5월(0.318)과 6월(0.313)은 물론 지금도 타격감이 식지 않고 있다.

허경민은 올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지금의 퍼포먼스는 가치를 올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공격력을 겸비한 3루수는 FA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데, 유격수까지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면 몸값 수직상승은 당연지사다. 넓은 수비범위와 송구능력이 필수인 유격수는 수준급 수비력만 갖춰도 활용폭이 크다. 타격까지 겸비하면 그 가치는 더 크게 올라간다. 허경민은 그만큼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는 의미다. 그의 ‘크레이지 모드’를 누가 말릴 수 있을까.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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