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스타] 3루로 가도 5안타 불방망이, 공수겸장 김하성의 매력

입력 2020-07-30 21: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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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2사 2루 키움 김하성이 1타점 좌전 안타를 날리고 있다.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키움 히어로즈의 결정적 득점 순간에는 모두 김하성(24)이 있었다. 포지션 이동에 따른 영향은 전혀 없었다. 모두가 알고 있는 김하성의 공격력은 어디서든 그대로다.

김하성은 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2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장했다. 3루수는 그의 주 포지션이 아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격수 중 한 명이다. 그러나 키움이 새 외국인타자 에디슨 러셀을 영입하면서 3루로 나서는 횟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러셀의 주 포지션도 유격수다. 메이저리그(ML)에서 5시즌 동안(2015~2019년) 유격수(3689.2이닝)와 2루수(1127.2이닝)로만 뛰었다. 9개월 만에 실전에 나선 만큼 본인에게 익숙한 포지션을 맡겨야 한다. 김혜성, 전병우 등의 내야자원이 외야수비훈련을 병행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김하성은 29일까지 올 시즌 3루수로 134.1이닝(19경기)을 소화한 터라 이질감은 크지 않다. 그러나 익숙했던 유격수 포지션과 멀어지는 것이 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루틴’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아예 틀린 예측은 아니었다.

기우에 불과했다. 러셀의 데뷔전인 28일 잠실 두산전에 2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장해 결승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1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6-2 승리를 이끌었다. 30일에도 2번타자 3루수로 나서 5타수 5안타 1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며 8-5 승리에 일조했다.

1회 결승 득점을 포함해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마다 홈을 밟으며 ‘강한 2번타자’의 역할뿐 아니라 테이블세터로서 가치도 한껏 뽐냈다. 수비에서도 숏바운드 타구를 처리할 때의 안정감이 일품이었다. ‘3루수 김하성’ 카드는 애초에도 강했던 키움의 내야를 더욱 탄탄하게 했다.

화룡점정은 9회였다. 7-2로 앞서다 7-5까지 추격을 허용한 뒤 9회초 1사 2루서 두산 채지선을 상대로 좌전적시타를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데뷔 후 개인 한 경기 최다안타(종전 4안타)를 경신해 기쁨이 두 배였다. 손혁 키움 감독도 “김하성이 연결고리 역할에 적시타까지 쳐주면서 리드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올 시즌 3루수로 선발출장한 경기에서 타격 성적을 살펴보면 더 놀랍다. 타율 0.348(67타수24안타), 4홈런, 14타점이다. 포지션이 어디든 ‘클래스’는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것이 공수겸장 김하성의 가치다. 김하성은 “포지션에 따른 (타격) 영향은 전혀 없다”고 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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