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엄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은 우리 생활 전반을 크게 바꿔놓았다.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인원이 집단적으로 모이는 곳은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특히 체육계에선 관전문화뿐 아니라 평소 운동을 즐기는 이들의 활동공간마저 크게 위축됐다.
프로스포츠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중단됐거나 무관중 경기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생활체육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여가활동을 제한하는 전염병의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음에 따라 이제는 외부환경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다.
14일부터 참가신청을 받는 ‘2020 서울마라톤 언택트 레이스’는 현재 정부기관에서 추진하고 있는 K-방역 시스템에 기반을 둔 ‘스포츠방역’ 모델을 제시할 대회로 기대를 모은다. 글로벌스포츠의 새로운 대체 이벤트를 제시하는 대한민국의 대표 스포츠이벤트이자, 세계 6대 마라톤 중 최초·유일의 이벤트다.
이번 대회는 생활방역기준 규정에 근거해 단체운집을 배제한 생활스포츠 가이드라인을 제공·권장하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자기기록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펼쳐진다. 스트라바(STRAVA) 앱을 활용한 버추얼 레이스와 오프라인 레이스로 구성되는데, 버추얼 레이스의 경우 프로그램 인증을 통해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참가자들은 오프라인 레이스 참가를 위한 주차별 4회의 인증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주차별·요일별로 진행할 수 있으며, 트레이닝은 개인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 주간 프로그램에 따라 미션을 수행하면 기록 향상에 도움이 된다. 전부 따라할 수 없다면 미션만 수행해 인증해도 된다. 미션 인정을 받으면 선착순 모집을 통해 오프라인 레이스에 참가할 수 있다. 이 미션 기록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레이스 참가선수의 배치가 결정된다.
프로그램 난이도는 어렵지 않다. 마라톤 경험이 없는 이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 마라톤 초보부터 고수까지 모두 참여할 수 있다. 1주차 미션은 3㎞를 24분 이내에 달리기, 2주차 미션은 5㎞를 40분 내에 달리기, 3주차 미션은 5㎞를 35분 이내에 달리기, 4주차 미션은 8㎞를 60분 이내에 달리기다.
버추얼 레이스 미션을 1회 이상 수행한 참가자에게 오프라인 레이스 참가자격이 주어진다. 오프라인 레이스 참가 신청은 9월 16일부터다. 오프라인 레이스는 9월 26일과 27일 개최된다.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10㎞ 코스로 구성됐으며, 시간대별로 100명씩(20개조) 출입을 제한한다.
‘세상에 하나뿐인 달리기’가 될 2020 서울마라톤 언택트 레이스는 대규모 마라톤·러닝 대회의 롤모델을 제시하는 코로나19 시대 글로벌스포츠의 모범사례를 지향한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