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GS챔피언스파크 일부 매각 추진…‘반쪽 위기’ FC서울, 어쩌나?

입력 2020-08-1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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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선수단.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 FC서울의 보금자리가 자칫 ‘반쪽짜리’로 쪼개질 전망이다. 경기도 구리의 GS챔피언스파크 시설 일부가 매각될 위기에 처해있다.

K리그 소식통은 17일 “챔피언스파크 시설 일부가 매각될 것 같다. 프로야구 LG 트윈스를 운영하는 LG 스포츠단이 보유한 야구장과 관리동 건물이 대상”이라고 귀띔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 구단이 유지·보수·관리를 조건으로 활용 중인 구리시 소유의 축구장 1개면도 주인을 찾게 됐다. “그런 움직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서울 구단도 현 상황을 인정했다.

챔피언스파크는 감독·코칭스태프 접견실과 회의실·라커룸 등의 공간으로 활용되는 관리동, 축구장(훈련장) 4개면과 야구장, 주차장 등으로 조성돼 있다. 그런데 소유권이 굉장히 복잡하다. 2005년 그룹 차원의 계열분리 방침에 따라 나뉜 LG 스포츠단, 축구단과 배구단을 운영하는 GS 스포츠단, 구리시까지 3자가 얽혀있다.

LG 스포츠단이 경기도 이천으로 훈련장을 옮긴 뒤로 사용되지 않고 있는 야구장의 매각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관리동과 축구장에 대해선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챔피언스파크 전반에 걸친 재정비가 불가피할뿐더러 훈련여건 또한 불편해질 수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프랑스대표팀이 사용한 관리동은 특색 없는 2층짜리 작은 건물에 불과하지만, 서울 선수들이 지친 심신을 달래는 아지트 역할을 해왔다. 상대 분석과 선수단 미팅도 여기서 이뤄진다. 번듯한 클럽하우스를 보유한 전북 현대, 울산 현대 등에 비해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그동안 수차례 시설 리모델링이 추진됐으나 부지가 그린벨트로 묶여있는 데다, 상수도 및 문화재 보호 등을 위한 규모·고도 제한에 발목을 잡혀 진척을 보지 못했다.

여기에 축구장도 1개면이 사라진다면 서울 선수단은 GS 스포츠단 소유의 3개면만 활용해야 한다. 1·2군 선수단과 유소년 팀까지 원활하게 이용하려면 그라운드를 확충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줄어들 위기에 놓였다.

그럼에도 최근의 움직임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GS 스포츠단은 계열분리 직후부터 챔피언스파크를 소유하기 위해 LG 스포츠단과 교감을 나누며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어떤 영문에서인지 최근 수년간은 분위기가 시들해졌고, 매입 포기로 결론을 내렸다.

서울 구단은 “여러 조건이 맞지 않아 (매입이) 어려워졌고, LG 스포츠단은 소유분을 매각하려는 것이다. 관리동은 관계가 많이 복잡하다. 뚝 자르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 이 점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땅한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일각에선 ‘재임대’를 해법으로 제시하지만, 소유권이 없는 한 언제든 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 대체부지 확보도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서울 도심은 아예 꿈도 꿀 수 없고, 외곽 지역에도 마땅한 공간이 없다.

화려했던 영광과 오랜 전통을 자랑해온 서울 구단이지만, 기대이하의 성적과 인프라 축소 위기까지 겹친 올해는 이래저래 힘겨운 시기로 기억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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