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20만 관객…실사판 ‘뮬란’ 혹독한 신고식

입력 2020-09-2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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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뮬란’.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뮬란’.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개봉 연기·정치적 이슈 등 ‘불운’
코로나 악재 뚫고 반등할지 관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변수가 없었어도 결과는 같았을까.

할리우드 스튜디오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실사영화 ‘뮬란’이 국내에서도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극장 관객이 급감한 직격탄 속에 17일 개봉 이후 첫 주말인 20일까지 누적 20만 관객(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동원에 그쳤다. 토요일인 19일 하루 5만1271명에 멈추는 등 상황을 고려하면 상영 2주째에도 반등 기회를 잡을지 미지수다.

이대로라면 디즈니가 과거 인기 애니메이션을 실사영화로 옮기는 라이브액션 시리즈 가운데 ‘뮬란’은 가장 저조한 성적에 머물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5월과 7월 개봉한 ‘알라딘’과 ‘라이언 킹’의 각 1270만명과 470만 관객, 이전 ‘정글북’(253만명)과 ‘미녀와 야수’(515만명)와 비교해도 차이가 확연하다.

당초 올해 3월 공개하려던 ‘뮬란’은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 여파로 몇 차례 시기를 미뤘다. 처음 북미 개봉을 앞둔 3월 초 현지 프리미어 시사를 통해 평단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개봉을 연기한 뒤 정치적인 시선에까지 휘말리는 불운을 겪었다. 특히 최근 가열된 미·중 무역전쟁의 와중에 디즈니가 친 중국 성향 영화를 만들었다는 눈길도 받고 있다.

코로나19와 정치적인 이슈를 배제한다면 ‘뮬란’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여성 히어로 영화로 평가받을 만하다. 고대 중국 여전사 화목란의 실화를 옮긴 1998년 애니메이션을 다시 실사로 바꾼 ‘뮬란’은 평범한 인물이 용기를 갖고 영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연출자인 니키 카로 감독은 “작은 마을의 평범한 소녀가 병사에서, 전사로, 다시 영웅이 되어가는 여정은 설화가 처음 쓰인 1500년 전이나 지금이나 공감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뮬란’은 디즈니의 기존 라이브 액션 시리즈와도 차이가 뚜렷하다. ‘라이언 킹’과 ‘미녀와 야수’ 등이 원작의 작은 부분까지 그대로 따랐다면, ‘뮬란’은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해 메시지를 분명히 한다. 이런 차이를 낯설게 받아들이는 원작 팬들 사이에서 작품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것도 사실이다.

홍콩 민주화 시위대를 탄압한 경찰 편을 들어 ‘국제적 미운털’이 박힌 주인공 류이페이(유역비)는 부정적인 스캔들에도 이번 영화를 통해 중국을 넘어 글로벌 스타로 도약하고 있다. 드라마틱한 성장을 표현한 연기력, 시선을 뗄 수 없는 비주얼로 향후 활약에 기대를 갖게 한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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