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0 하나은행컵 축구국가대표팀과 올림픽축구대표팀의 평가전 경기가 열렸다.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고양|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996년 이후 24년 만에 이뤄진 한국축구의 오늘과 내일이 부딪힌 스페셜 매치. A대표팀은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하나은행컵 축구국가대표팀 VS 올림픽대표팀’ 2차전에서 이동경(울산 현대), 이주용(전북 현대), 이영재(강원FC)의 후반전 연속 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1차전 2-2 무승부로 자존심을 구겼던 형님들은 통쾌한 승리와 함께 자신들의 이름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지친 국민들을 위해 상금 1억 원을 기부하게 됐다.
홀가분하게 11월 예정된 유럽 원정 A매치 시리즈를 준비하게 된 벤투 감독은 공식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철학과 방향을 보여준 경기였다. 약간의 실수를 제외하면 우리가 전체적인 흐름을 통제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U-23 대표팀에서 주로 뛰다 벤투 감독의 요청으로 A대표팀으로 월반했던 이동경은 “준비한 부분이 잘 이뤄졌다고 본다. 내년 올림픽이 있는데, 역대 최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U-23 대표팀에서도 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아비스타(포르투갈) 이적 불발에 대해선 “과거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 팀이 우승경쟁을 하고 있는데, 올 시즌 꼭 우승하도록 노력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벤투 감독과의 일문일답.
- 초반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는데.
“오늘 경기의 포인트는 1차전에 비해 확실히 개선된 부분이다. 훈련시간이 짧았음에도 2차전에서는 선수들이 우리 철학을 잘 이행했다. 수비에서 거의 완벽했다. 몇 차례 세트피스 찬스를 내줬던 부분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우리가 잘 통제한 경기였다. 후반 빌드업에서 실수가 다소 있었는데, 오늘은 원한 흐름이었다.”
- 이동경 등 이외에 상대에 눈여겨 볼만한 선수들이 있었는지?
“여러 제약조건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새로운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경기를 통해 새로이 발탁한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할 수 있었다. 일부는 출전시키지 못했으나 가까운 곳에서 선수들을 확인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오늘 경기를 분석해 앞으로의 최선이 무엇인지 살펴보겠다.”
- 23세 이하 선수들을 평가한다면?
“선수들의 활약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평가해야 한다. 전체적인 것을 확인해야 한다. 23세 이하 선수는 오늘 2명(이동준·이동경)만 기회를 줬다. 이동준은 팀에 속도를 불어넣었고, 이동경은 익숙한 포지션에서 뛰어 더 좋은 활약을 했다. 1차전에 나온 원두재까지 23세 이하 선수들의 활약에 만족한다.”
- 후반 교체 투입한 이주용을 전진 배치했다.
“전북에서 주로 왼쪽 풀백으로 뛰고 있고, 우리 역시 이 자리 자원으로 분류했다. 1차전을 풀백으로 투입했다. 후반 교체시점에 우리의 상황과 상대의 오른쪽 사이드의 스피드를 막기 위한 선택이었다. 교체카드가 나름 잘 통했다고 본다. 앞으로도 풀백으로 지켜보겠다.”
- 모처럼 팬들과 함께 호흡했다.
“상당히 기분 좋고 기쁜 일이다. 모든 건 팬들을 위함이다. 비록 적은 관중 밖에 입장할 수 없었지만 오늘이 일상으로의 전환을 향한 의미 있는 첫 발걸음이라 생각한다. 굉장히 좋은 시점에 관중과 함께 해 정말 기뻤다.”
- 기성용(FC서울)의 은퇴 이후 중원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다양한 조합을 고민해왔다. 정우영(알 사드), 손준호(전북), 주세종(FC서울) 등을 꾸준히 지켜보고 있다. 기본적으로 좋은 자질이 있는 선수들이다. 기성용과는 다른 유형의 선수다. 전반적으로 이들이 보여준 부분에 있어 만족하고 있다.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도 꾸준히 관찰하겠다. 단, 꾸준한 소집으로 이어질 것이라곤 장담할 수 없다. 워낙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이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자세와 실력 모두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고양|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