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본을 주목하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 대본 유통활성화 프로모션

입력 2020-10-21 1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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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종관)가 대표적 단계별 지원 사업 공연예술창작산실의 준비 단계인 ‘대본공모’를 통해 후속 유통 프로모션 사업을 시행한다.

선정된 우수작품의 사장을 방지하고 개인 예술가의 공연 예술계 네트워킹을 위한 사업이다. 대본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들이 창작, 제작, 유통이 하나로 연계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수공연 레퍼토리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이번 프로모션 사업은 2019년 공연예술창작산실 대본공모에 선정된 연극 분야 8개 작품과 뮤지컬 4개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연극 분야는 낭독공연 형태로 연출가와의 매칭을 통한 무대를 선보이고 뮤지컬 분야는 국내 뮤지컬 제작 컴퍼니의 제작 담당자를 초청해 작품에 대한 피칭과 쇼케이스를 구성한 피칭데이로 진행된다.

낭독공연으로 진행되는 연극 분야 작품은 ‘봄의 균형 밥의 희극’(김상진 작/김국희 연출/11월 4일), ‘언제나 늘 함께’(김순영 작/연출/11월 7일), ‘달문을 찾아서 (부제: 전기수 이야기)’(하우 작/윤우영 연출/11월 5일), ‘나무는 서서 죽는다’(신성우 작/김관 연출/11월 6일), ‘낮은 칼바람’(신안진 작/정승현 연출/11월 6일), ‘루나의 욕조’(원인진 작/최치언 연출/11월 7일), ‘바이러스 키드’(차근호 작/최원종 연출/11월 5일), ‘아이, 동학을 만나다’(한윤섭 작/전지혜 연출/11월 4일)로 총 8개 작품이다.

피칭데이로 진행되는 뮤지컬 분야 작품은 ‘동네’(극 강남, 작곡 김효은), ‘Forever 27 Club‘(극 남현정, 작곡 유수진), ’지미베어(극 양소영, 작곡 이현영), ‘행방불명 복수 해결사(극 이현수, 작곡 유지혜)로 총 4개 작품이 선보이게 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본부 관계자는 “대본공모 선정작품의 지속적인 공연화를 목표로 제작 및 투자사 연계를 위한 낭독공연과 피칭행사를 통해 콘텐츠가 사장되지 않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한편, 해가 거듭될수록 이 플렛폼을 통해 우수한 대본콘텐츠가 보다 다양한 장르와 매체로 확산되어 문화소비자와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창작자들의 공연예술계 네트워킹 확대로 창작 토양을 다지게 될 공연예술창자산실 대본공모 선정작 유통활성화 프로모션 사업은 11월 3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2관과 3관에서 낭독공연과 피칭대회로 진행된다. 이 사업을 주관, 시행하는 스튜디오 반(대표 이강선)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운영진 및 기술진을 갖추고 창작자들의 발표를 도울 계획이다.

연극 분야 작품 중 ‘나무는 서서 죽는다’(신성우 작/김관 연출/11월 6일)는 1971년 대전 형무소에서 시작된다. 찌는 듯한 더위에 숨이 턱턱 막혀오는 여름. 살인범과 마주하는 독방에 갇혀있는 초로의 강복은 진료도 받지 못한 채 위통으로 고통스러워하던 중 자신과 살인범의 독방 사이의 어두운 복도 샛노란 은행잎을 통해 사형수를 연극이라는 환상세계로 인도한다.

이어 1945년 여름. 해방을 맞이한 좌익 연극인들은 ‘조선 연극 건설 본부(연건)’를 구성하는 등 새 세상에 대한 기대에 들떠있다. 그들 중 한 명인 강복은 연극인이라면 어떤 정치 활동이라도 연극을 통해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 볼셰비키 작가인 키르숀의 ‘폭풍의 거리’를 무대에 올린다. 투르크의 침략을 물리쳐준 영국군이 떠나지 않고 또 다른 점령군이 된, 영국 군정 치하의 아르메니아를 그린 ‘폭풍의 거리’는 일본이 축출되고 미국과 소련의 군정이 들어온 조선의 상황과 절묘하게 들어맞는 작품이다.

그러는 와중에 맞선을 보게 된 강복은 상대인 순옥에게 한눈에 반한다. 행여 그녀가 퇴짜를 놓을까 두려워 자신이 실은 와세다 중퇴자에 좌익 연극인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못한다. 신탁 통치를 둘러싼 탄압에 이어 우익 깡패들의 극장 난동, 군정 경찰의 체포와 고문이 이어지는 상황. 탄압이 견디기 힘들만큼 거세어지자, 당시 신극의 주류였던 좌익 연극인들은 하나 둘씩 월북을 감행한다. 절망감에 휩싸인 강복. 그런 그에게 순옥이 찾아와 ‘좌익에 연극쟁이’인 그와 결혼하겠다고 한다.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다시 1971년의 대전 형무소. 살인범은 강복이 보여준 연극이라는 신세계와 좌익 연극인들의 삶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살인범은 강복을 비롯한 좌익 연극인들이 ‘진짜 세상’은 모르는 먹물들일 뿐이라고 한다.

이제 그들 앞엔 1948년의 세상이 펼쳐진다. 상연 금지와 체포, 투옥이 반복되자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된 강복과 좌익 연극인들. 마침내 절친한 사이였던 황철마저 월북을 결심한다. 강복은 같이 떠나기로 했던 황철에게 자신은 남겠다고 한다. 월북을 포기하고 돌아와 순옥과 아기를 끌어안는 강복. 거리엔 폭풍이 몰아치기 시작한다.

뮤지컬 분야 작품 중 ‘Forever 27 Club’(극 남현정, 작곡 유수진)은 천재 뮤지션이자 실존인물인 제니스 조플린, 지미 핸드릭스, 커트 코베인을 무대로 소환한다. 모두 27세를 넘기지 못하고 마약중독과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인물들이다. 하나님은 그들의 죄는 괘씸하나, 음악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 업적을 높이 사 천국 안에 ‘Forever 27 Club’를 마련하고 그들을 구원한다. 하지만 무대가 너무 그립고, 쓸데도 없는데 넘쳐나는 영감이 고통스럽기만한 천재들. 하나님께 지상으로 한 번만 다시 내려가게 해달라고 조른다. 하나님은 영감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온다는 조건하에 지상으로 7일간의 여행을 허락한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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